모든 뚱뚱한 여자들이 살찐 자신의 현재 모습과 자신이 꿈꾸는 날씬한 모습사이에 존재하는 극심한 차이를 의식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날씬하다고 해서 더 이상 아무런 고민도 없고 원하는 모든 것이 다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과 나름의 문제가 있다는 것을 뚱뚱한 여성들도 생각은 하고 있다.

한 고도비만인 여성에게 물었다. 만약 살을 빼서 원하는 몸매를 갖게 되면 무엇이 달라질 것 같은지 물었다. “솔직히 아무것도 변하지 않을 거예요. 다만 어떤 문제도 더 이상 생길 것 같진 않아요.” 라고 질문을 받은 사람이 답했다.

이 여성은 아마 원하는 몸매를 갖게 되면 좀 더 쉽고 덜 복잡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했다. 어떤 형태일지는 모르지만 마치 마술을 부린 것처럼 변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이는 뚱뚱한 여성들이 원하는 몸매를 갖게 되면 “몸매에 집착해서 그동안 보지 못 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면 뚱뚱했던 여성들은 이전에 그들이 도달할 수 없었던 것과 이룰 수 없었던 것들에 대한 변명거리였던 뚱뚱함 없이 이것들과 맞부딪히게 될 것이다.”라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뚱뚱한 여성들은 현재 몸매 때문에 도달할 수 없었던 것과 이룰 수 없었던 것에 대한 공상에 자주 잠기곤 한다. 뚱뚱한 사람은 날씬해지기를, 배고픈 사람은 먹을 것을 꿈꾼다. 병든 사람은 건강을, 억압받는 사람은 자유를 꿈꾼다.

모든 사람은 자신이 갖지 못한 것과 좀 더 나은 삶을 꿈꾼다. 이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명시되어 있고 이것을 기본법으로 보장하고 있다.
뚱뚱한 여성들이 이루지 못한 것들은 그들의 환상과 시종일관 변함없는 일상에서 그 모습을 나타낸다.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뚱뚱한 모든 여성과 실제로는 뚱뚱하지 않지만 자신이 뚱뚱하다고 느끼는 여성들이 ‘날씬함’과 자신들이 남몰래 동경하고 있는 ‘미지의 세계’를 같은 것으로 생각한다.
여성들은 반복되는 환상을 통해 현실에서보다 훨씬 더 나약한 이성이 지배하는 깊은 카타르시스에 빠진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환상의 내용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꾸며낸 것이 아니라 무의식에서 의식으로 수직으로 밀려올라 온 것이다.

이 여성들은 가끔 자신이 처해있는 현실과 그들이 느끼고 생각하는 이미지와의 연결점을 찾지 못하는 것에 대해 스스로 놀라곤 한다.

불편하고 불만족스러운 뚱뚱한 모습과 모든 것이 장밋빛의 아름다운 세상으로 보이는 날씬한 모습 사이에 나타나는 혼란이 모든 여성에게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거식증, 폭식증 등 섭식장애를 가진 모든 여성들에게는 분명하게 드러난다. 이 혼란의 양상은 우울증과 과대망상이 반복되어 나타난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사람들은 열등감, 의기소침, 자기비하나 자만심, 우월감, 완벽주의 같은 감정으로 거의 만신창이가 되어 버리기 일쑤다.
당신이 확신하는 제대로 된 인생은 당신이 어떻게 변해져야만 시작되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