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군 참모총장에게 작전 지휘권을 부여하고 합참의장의 지휘를 받도록 하는 등 군(軍) 상부 지휘구조 개편에 관한 국방개혁 법안이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결 정족수 미달로 처리되지 못했다.

그동안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이 2015년 12월부터 한국군으로 전환될 예정이어서 미리 이에 필요한 조직을 갖추고 검증연습을 거치고자 하였다.

하지만 군대 내부에서도 육군 중심으로 권력이 집중될 것이라는 해 공군의 반발과 “나라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며 강력하게 반대해 온 야당, 그리고 12월 대선을 의식해 소극적 태도를 보이는 여당으로 인해 현 정부가 명운을 걸고 추진해 온 국방개혁 법안은 11개월간의 장기 표류 끝에 결국 18대 국회 회기 내 처리가 무산됐다.

한편 수원 여성 피살 사건 발생 시 대처를 잘못한 112센터로 인해 경찰청장이 책임을 지고 사퇴하였고 지금 경찰은 112신고센터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경찰의 지휘 통제 통신을 담당하고 있는 112신고센터는 119신고센터와 달리 신고자의 위치 파악을 할 수 없다. 이는 경찰이 위치추적권을 남용하여 인권침해와 사생활 침해, 정치적 악용 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급한 대로 신고자의 위치 파악을 위한 119 센터와 공조 시스템을 구축하고 경찰 112센터도 119센터와 마찬가지로 위치추적 능력을 가질 수 있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는 항상 속담대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

국가의 명운이 걸린 안보문제까지도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칠 수는 없는 일이다.
금년은 임진년이다. 500년 전인 임진년(1592년) 4월 13일 왜군이 조선을 침략했다. 200년 태평세월을 보낸 조선의 정치 지도자들은 일본을 평정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침략 야망을 애써 모른 체 했다. 침략의도 파악을 위해 일본을 다녀온 통신사 정사 황윤길의 침략 경고와 전쟁 대비 주장은 평화를 이유로 외면했고 침략 위험이 없다는 부사 김성일의 주장을 받아 들였다.

1950년 6월 25일 소련의 사주를 받은 북한 김일성의 기습 남침으로 사변이 발생했다. 해방이후 남쪽이 민족 통일이라는 명분을 놓고 수많은 정당이 난립하여 싸우는 동안 북한은 전쟁 준비를 해왔다. 내일 전쟁이 발생할 것이라는 경고가 있었음에도 무슨 이유인지 장병들 대부분을 휴가를 내 보내 전방 전선을 비웠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연평해전이 발생했고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으로 우리 장병들이 희생되고 북한의 적화통일 목표는 여전히 변하지 않고 진행되고 있다. 50년 전 400만 명이 희생되고 천만 이산가족이 발생한 비극을 우리는 너무 쉽게 잊고 있다. 힘을 키워 대비를 하기 보다는 침략의 원흉에게 통일과 평화를 위해 더 퍼주고 달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 북한의 인민군 최고사령부는 무력혁명의 특별행동으로 대한민국을 초토화 시키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지금도 필자에게 이런 질문을 하는 사람이 있다. 과연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 날 수 있겠느냐고, 백령도 근해가 시끄럽고 김정일이가 죽고 북한이 위성을 발사하고 굵직한 뉴스가 나올 때마다 이런 질문이 항상 뒤따른다. 질문하는 사람은 이미 전쟁은 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 언론에 등장하는 국방 전문가들도 전쟁은 나지 않을 것이라 주장한다. 전쟁의 위험성을 주장하면 북한을 자극하는 골통 보수로 매도되기 때문이다.

전쟁의 발발여부는 북한의 의도이지 우리나라의 의지와 무관하다. 북한이 전쟁 능력을 키우고 남쪽은 환상적인 평화통일론자와 종북주의자들로 넘치고 북한이 적화통일 목표를 향해 전쟁을 벌이겠다는 의지만 있다면 그것은 언제든 일어 날 수 있다. 1941년 12월 미국과 전쟁을 해야 하느냐를 두고 일본의 군부와 정치권이 갑론을박을 하였지만 군부는 진주만을 기습하여 전쟁으로 치달았다. 일본의 준비된 전쟁 능력이 허술한 미국의 전쟁대비태세를 때린 것이다.

손자병법 구변(九變)을 보면 이와 관련된 중요한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 손자병법 전체를 통해 방어태세를 강조한 문구는 오직 이 하나뿐이다.
無恃其不來 恃吾有以待也 無恃其不攻 恃吾有所不可攻也 ‘적이 오지 않으리라는 것을 믿지 말고 나에게 적이 올 것에 대한 대비가 있음을 믿어야 하며 적이 공격하지 않을 것이라는 바람을 믿지 말고 나에게 감히 적이 공격하지 못하게 할 만한 준비가 되어있음을 믿을 수 있어야 한다.’ 적의 의도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다. 도발 여부는 오직 적에게 달려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적이 감히 공격하지 못하도록 든든한 대비태세를 갖추는 것이다.

이율곡은 나라를 굳건히 방비하기위해 10만 양병론을 주장하였으나 조정 대신들은 평화를 해친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임진왜란을 당하고 난 이후 유성룡은 당시 율곡의 말대로 전쟁에 대비하지 못하였음을 징비록을 통해 후세에 경고하고 있다.

국가 안위는 평화라는 말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개인의 인권과 사생활 보호를 이유로 후순위로 밀려야 하는 협상의 대상도 아니다. 오로지 적이 공격하지 못하도록 우리의 능력을 보여주어야 한다. 한미 미사일 협정에 묶여 개발이 어려운 탄도미사일 분야는 정밀한 크루즈 미사일로 장거리 타격능력을 가졌다. 도발하면 이와 같이 언제든 보복 타격이 가능한 우리의 힘이 갖추어졌을 때 북한은 도발하지 못할 것이며 실제적 평화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