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에 ‘결자해지( 結者解之)’ 라는 말이 있다. “맺은 사람이 풀어야 한다” 는 뜻으로 일을 저지른 사람이 그 일을 반드시 해결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작금의 담양에는 4.11총선과 관련, 담양선거구가 폐지되고 다른 지역으로 병합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졌는데 아무도 이를 책임지거나 해결할 사람이 없다. 애초 일이 벌어지게 된 단초를 제공한 사람이나 일이 이리 되도록 까지 방관한 채 무책임으로 일관한 사람들로 인해 여기저기서 군민적 성토와 분노가 적지않다.

4.11총선을 불과 한달여 앞두고 한 이웃이던 담양 곡성 구례가 이제 ‘낙동강 오리알’ 이 되어 뿔뿔이 흩어지는 신세가 되고 보니 주인없는 ‘무주공산(無主空山)’ 의 설움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들도 현실로 다가온다.

이번 여야의 선거구 획정 합의에 대한 일련의 과정속에서 우리지역 국회의원이 떠난 뒤, 힘없는 농촌, 힘 없는 담양의 모습은 우리 군민들에게 실로 여러가지 복잡다난한 생각들을 갖게 한다. 이제 그 후유증과 남겨진 문제를 누가 풀어야 할까?

결국 지역의 가장 큰 어른이자 희망이던 국회의 선량(選良) 께서는 도대체 일이 이렇게 까
지 되도록 그동안 무얼 하고 계셨는지 묻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아울러 역사적 책임론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두고두고 담양 곡성 구례 지역구 주민들의 따가
운 질책과 분노로 이어질게 자명하다.

“의원님! 대체 일이 이렇게 되기까지 우리 지역에서 3선까지 하신 당신께서는 지역구 사수를 위해 뭘 하셨으며, 얼마나 노력하셨습니까? 결과적으로 하신 것은 뭐가 있으습니까?” 라고 지역민들은 묻고 있다.

지난해 어느 날, 그분은 대한민국 정치권에서 그 누구도 실행하지 못할 ‘살신성인(殺身成仁)’ 의 결단을 내려 지역은 물론 몸담고 있던 민주당을 넘어, 전 국민의 존경을 한 몸에 받았다. 3선의 중진의원인 그가 기득권을 과감히 포기하고 이름만 내밀어도 당선 보증수표인 지역구를 마다한 채 불모지인 수도권 출마를 선언한 것은 말 그대로 ‘사생취의(捨生取義)’의 숭고한 선택 아니었던가. 모두가 그에게 찬사를 보냈으며 모두가 그의 ‘살신성인’에 감복했다.

헌데, 이후 선거구 획정에 관한 여야 정치권의 행태와 더불어 그 분이 떠난 후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되어버린 담양 곡성 구례 선거구가 결국엔 약육강식과 여야 밀실야합의 정치폭거로 게리맨더링의 희생양이 되고 보니, 그 분의 ‘살신성인’ 이 지금에 와서는 왠지 ‘이율배반(二律背反)’ 에 ‘표리부동(表裏不同)’, 나아가 ‘고식지계(姑息之計)’ 가 아니었는가 하는 의구심도 생겨난다.

철저히 외면받고 버려진 담양선거구에 대해 그분은 아직까지 이렇다 할 해명이나 변명마저 없으니 그 책임을 누구에게 물어야 되는가. 떠난 자는 아직도 아무런 말이 없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