兵者는 國之大事라, 故로 經之而五事하고, 一曰道오 二曰天이오 三曰地오 四曰將이오 五曰法이니...

손자병법은 不戰勝思想 즉 싸우지 않고 이기는 지혜를 강조하고 있으며 전쟁은 국가와 국민의 생사를 좌우하기 때문에 온힘을 결집해야 한다는 總力戰 체제를 전제로 기술되어 있다.

그 손자병법이 오늘날 경영 기법에 이르기까지 적용되는 것은 심오한 철학적 경지의 진리를 포함하고 있음이라.
지난 호에서 知彼知己면 百戰不殆라. 즉 싸우기 전에 적을 알고 나를 알아서 아주 객관적이고 냉철하게 이를 비교분석해서 싸울 수 있을 때 전쟁을 해야 위태롭지 않다고 했다.

위에서 제시한 원문을 보자. ‘전쟁은 나라의 중대한 일이다. 그러므로 다섯 가지 요건(五事)으로 국력의 기본을 경영해야 하는데(키워야 하는데) 그것은 道 天 地 將 法이다.’
나라를 키운다는 것은 유사 시 싸울 준비를 하는 것으로 그것이 五事라는 것이며 五事로 적과 나를 비교분석하면 누가 더 강한지 그래서 누가 이길 수 있는지 계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자는 五事(道 天 地 將 法)의 기술 순서를 그 중요성에 입각하여 전개했을 것이다.

道는 국가와 지도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이며 전쟁에 참여하는 도덕성과 명분이다. 인간의 생각과 의지에 관한 부분이다.
天은 인간의 예측과 통제를 벗어난 天機, 天時, 戰機 등 행운과 기회의 요소가 많다.
地는 지역의 멀고 가까움, 지역의 험난하고 넓고 좁고 등 지역적 특징에 따른 쌍방의 處地에 관한 것이다.
將은 전쟁을 이끌어 갈 장수들의 다섯 가지 덕목(智 信 仁 勇 嚴)이다. 특히 사람들의 마음을 읽고 변화를 잘 알고 일의 변화 방향을 내다볼 수 있는 장수의 智慧를 강조하고 있다.
法은 조직의 편성과 연락 체계, 사람을 다스리는 법과 물자의 운반, 전쟁에 사용되는 장비와 물자의 보급에 관한 즉 법제화된 System을 말한다.

五事의 전개순서를 역으로 풀이하면
국가나 군대의 조직과 제도가 잘되어 있고 물자가 풍부하여도 이를 끌어갈 훌륭한 리더를 갖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며, 훌륭한 리더와 좋은 조직이 있어도 이길 수 없는 곳에서는 이기기 힘들다는 것을 알고 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좋은 위치를 차지하고 있어도 시기적으로 부적절한 전쟁을 하게 되면 전쟁을 유리하게 이끌기 어렵다는 것이며 무엇보다 모든 것이 갖추어져 있어도 싸워 이길 의지가 없고 싸워야 할 명분이 없다면 단결된 힘을 발휘할 수 없고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다.

天과 地, 將과 法은 이미 주어져 있거나 사전에 갖추어 놓은 과거의 것이자, 그 크기가 정해져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道는 인간 의지, 특히 전쟁을 지도하는 자와 장수, 전 국민의 의지에 관한 것으로 그 크기가 정해져 있지 않으며 나머지 모든 것을 역전 시킬 수 있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손자는 五事에서 첫 번째로 道를 제시하여 인간의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흔히 사람에게는 주어진 운명이 있다 해도 의지가 강하면 그 운명도 바꿀 수 있는 것처럼 어려운 전쟁도 지도자와 국민이 뜻을 모으면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금년은 대선과 총선이 치러지는 해이다. 후보자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기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국민의 생사와 국가의 생존이 걸려있는 중대한 일을 이끌어 나갈 지도자의 선택도 중요하다. 반만년 한민족 역사는 주변국과의 생존싸움이었고 지도자 능력에 따라 국가의 흥망과 영광과 굴욕이 교차하였다. 五事를 알고 국가 경영에 적용할 수 있는 지도자가 누구인지 신중하게 따져 보고 결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