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연평도 도발 1주기를 맞이하여 국내 여러 기관 단체는 이를 추모하기 위한 다채로운 행사를 가졌고 군은 나름대로 특별훈련을 통해 북한의 도발을 기억하고자 했다.

이에 대해 평양방송은 지난 11. 30 ‘청와대 불바다’를 언급하면서 “지금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보도에 접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가슴은 멸적의 기세로 충만해 있다”며 “우리의 경고가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알고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 재차 위협했다.

이러한 북한에 대해 “지금까지 우리가 일방적으로 퍼주기만 했는데도 북한은 핵 개발을 포함하여 46명의 장병이 희생된 천암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여러 도발을 자행하면서도 사과한마디 없었다.”면서 “이제는 북한의 진정어린 사과 이후 대북 지원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과 인내를 가지고 지원을 해야 북한이 도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대립하고 있다.

두 개의 상반된 주장은 결국 한반도에서 전쟁을 피하고 평화를 정착시키자는 것인데도 북한을 바라보는 대하는 시각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자 그렇다면 이러한 남북관계를 손자는 어떻게 생각하고 풀어나갔는지 살펴보자.

손자병법 謀攻 3편은 이렇게 시작한다.
用兵之法 全國爲上 破國次之 全軍爲上 破軍次之 풀이하자면 용병의 법은 나라를 온전하게 함을 가장 좋은 것으로 여기고 나라를 파괴하는 것을 그 다음으로 여기며 군(12,500명 규모)을 온전하게 함을 가장 좋은 것으로 여기고 군을 파괴하는 것을 그 다음으로 여긴다.
즉 온전한 상태로 목적을 이루면 가장 좋은 것이고(全勝) 깨어진 상태로 목적을 이루면 좋지 않다(戰勝)는 말이다. 비록 이겼다 하더라도 깨진 상태로 이기면 소용없다는 말 그대로 하책이다.

계속해서 是故 百戰百勝 非善之善者也 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 그러므로 백번 싸워서 백번이기는 것이 좋은 게 아니고 싸우지 않고서도 적을 굴복시킬 수 있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다.
백번 싸워서 백번 이겼다 하더라도 백번 싸우는 과정에서 상대방도 깨어지지만 나도 깨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不戰勝이란 단어를 만들어 흔히 사용하고 있지만 손자병법에는 不戰勝이란 단어가 없다. 최신 중국어 사전에도 不戰而勝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많은 사람이 부전승의 진정한 의미를 잘못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전승이란 ‘전쟁’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의 한 방편’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그러기에 부지런히 부전승을 시도하되 부전승에 실패할 때는 곧바로 전쟁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손자가 말하는 부전승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 謀攻 3편의 전쟁 운영방식의 Spectrum을 알아야 한다. ‘上兵伐謀 其次伐交 其次伐兵 其下攻城’ ‘가장 좋은 병법은 적의 꾀를 치는 것이며, 그 다음은 적의 동맹관계를 치는 것이며, 그 다음은 적의 병력을 치는 것이며, 가장 하책은 성을 공격하는 것이다’ 全勝의 伐謀, 伐交, 戰勝의 伐兵, 攻城을 말하고 있다.

여기서 가장 좋은 것은 ‘적의 꾀를 쳐부수다’는 伐謀로서 상대로 하여금 내 말에 절대 순종해 나를 거역하려는 마음조차 먹지 못하게 만드는 것, 즉 화해 친선이 유리함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배는 고픈데 먹음직한 떡을 가진 친구 녀석이 있다고 하자. “떡 내놔!” 이 한마디에 순순히 떡을 내놓는다면? 바로 伐謀를 달성한 것이다. 싸우지 않고 깨짐이 없이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가장 바람직한 단계라 할 수 있다.

상대방의 伐謀에 당해야 하는가, 伐謀를 해야 하는가, 어떻게 해야 伐謀가 가능할 것인가? 다음 회에 계속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