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兵者 詭道也 ~ 實而備之 强而避之 ~ 攻其無備 出其不意”

이글은 손자병법 13편중 첫 번째 始計편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냥 번역하면 ‘전쟁(싸움)이란 속임이 많은 분야이다. 그러므로 적(상대)이 충실하면 대비하고 적이 강하면 피하고, 적의 대비가 없는 곳을 공격하고 뜻하지 않는 곳으로 나아가라’ 이런 내용으로 별로 관심과 흥미를 끌지 못한다.

그런데 왜 손자가 이런 병법을 남긴지 2,500년이 지난 오늘날까지 군사 분야는 물론이고 경영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열광적으로 읽히고 연구되고 있는 것일까.

우리의 일상에서 예를 들어보자. 작년도에 ‘금치’로 통할 만큼 가격이 오른 김장배추는 금년 김장을 앞두고는 반대로 생산과잉이 되어 가격이 폭락하였다. 여름 비지땀을 흘리며 가을 김장철 특수를 노리던 농부들에게는 그야말로 날벼락과 같은 치명타를 맞게 된 것이다. 결국 aT(농수산물 유통공사)에서는 가격안정을 위해 배추수매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이제 배추 전쟁을 국가가 떠안아야 하는 것이다.

농사를 짓고 이를 판매하여 이익을 남겨야 하는 농민은 이런 험한 세상에서 자연과 싸우고 다른 농민과 싸우고 소비자와 싸워 이겨야 한다.
결국 군인이 치르는 전쟁이나 농민이 치르는 전쟁이나 성격만 다를 뿐이지 그 방법과 이치에서는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제 손자가 오늘날 험한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 농민들에게 말하고자 하는 병법(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들어보자.

금년은 어떻게 농사를 지어 대박을 터트릴까? (兵者 詭道也) 작년은 저가인 중국산 배추가 물량전으로 승부수를 던졌으니 금년은 여기에 대비해야겠다(實而備之) 또한 김치가 금치라서 금년은 텃밭까지 모두들 김장배추를 많이 심을 거야(强而避之). 그렇다면 나는 배추를 남들이 출하하기 전에 일찍 출하할 수 있는 품종을 심어야겠다(出其不意 Timing). 어디에다 팔까? 당연히 배추 출하가 늦어진 곳을 노려야겠지(攻其無備 Market). 손자는 이렇게 2,500년 전 먼 옛날에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명쾌한 지혜를 던져주고 있다.

빌 게이츠는 ‘오늘날 나를 만든 것은 손자의 병법’이라고 말했다. 왜 세계 최고의 CEO가 성공의 비결을 손자병법에서 찾는 것일까? 우리의 삶과 몸담은 조직은 항상 변화무쌍한 환경 속에서 원하건 원하지 않건 부단한 선택과 결심을 강요받고 있다. 여기서 잘못된 선택은 작게는 자신이나 자신의 가정, 크게는 몸담고 있는 조직이나 나라를 망칠 수 있다.

손자는 바로 이 선택의 갈림길에서 명백하게 그 방법을 제공해주고 있다. 무엇을 택하고 언제 어떻게 실행에 옮길 것인지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기 때문에 손자병법은 이 시대 최고의 경영전략의 원리로 자리를 잡았고 경영자들은 손자병법을 통해 손자를 만나고 지혜를 구하고 있는 것이다. (2011.1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