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동물의 생식기에는 커다란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섹스가 인간에게 유일한 것이라는 점을 부인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 점은 섹스의 목표라는 점에서 보면 보다 분명해진다.

혹시 쾌락늘 위해 교미를 하는 동물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물론 인간이나 동물이든 성관계가 종족번식의 일환이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없다.

그러나 동물의 경우에는 오직 종족번식을 목적으로 하지만, 인간의 경우에는 즐기기 위한 섹스가 존재한다. 동물들이 오로지 발정기 때만 교미를 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래서 수컷들은 발정기가 되면 괴상한 소리를 내거나 냄새를 풍기거나 몸치장을 하는 등 수단 방법을 안 가리고 교미 대상을 찾기 위해 몸부림친다.

심지어는 다른 수컷과의 생사를 건 싸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며칠밖에 안 되는 기간 안에 종족을 번식시켜야 하는 본연의 임무를 다하기 위해서는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시간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원하면 아무 때나 섹스를 할 수 있다. 그러면서도 인간은 성적 쾌락을 위한 여러 장치들을 고안해 냈다.

이를테면 많은 여성들을 임신의 공포로부터 구조하는 콘돔과 같은 다양한 피임 기구를 만들었고, 첨단 과학을 응용한 다양한 성인용품들도 개발하여 쾌락의 극대화를 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와서는 섹스가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까지 자리잡고 있는 실정이다.

성인만을 위한 매체로서 잡지, 문학, 영화, 인터넷이 활용되고 심지어는 사이버 섹스라는 전혀 새로운 장르까지 등장하고 있는 게 오늘이기 때문이다.

심지어는 이런 흐름 속에서 인간의 성조차 비즈니스가 되어 섹스 산업이라는 새로운 종류의 서비스업까지 등장하게 되었다. 물론 본연의 성이 가지는 순수함을 찾아야 한다고, 일부 의식 있는 사람이나 단체들이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시대의 흐름을 어떻게 하겠는가?

영화 ‘섹스, 에나벨 청 스토리’

화제가 되었던 싱가폴 태생의 그레이스 켁이라는 여성의 다큐멘터리 영화이다. 다소 극단적이지만 여성의 성 향유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 가를 보여주는 예가 될 수 있다.

여기에는 1995년에 에나벨 청이 251명의 남성과 릴레이로 섹스를 하는 장면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1991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법학을 전공하던 그녀는 지하철에서 여러 명의 남성에게 윤간을 당한 후, 법학에 회의를 느끼고 미국 캘리포니아로 건너가 인류학을 전공한 지식인이다.

그녀는 남성이 성을 주도한다는 사회적 통념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하기 위해 포르노 배우가 되어 이러한 행사를 치렀다.

이처럼 여성은 남성보다 훨씬 월등한 성 향유 능력을 지니고 있다. 또한 남성들의 성충동이 극히 본능적인데 반해 여성의 성충동은 자기 스스로의 판단에 따라 얼마든지 조절될 수 있다.

남성들은 자신의 성을 통제할 수 없지만 (남자의 발기나 사정은 불가항력이다.) 여성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여자의 성은 다분히 로맨틱하고 심미적이다. 주위를 둘러보아라.

성행위 중에 죽었다는 남자 이야기는 많지만, 여자가 죽었다는 이야기는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어쩌면 아직까지도 남성의 성은 많은 여자들이 그렇게 부르는 것처럼 ‘짐승’에 가까운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정신을 못 차리고 여성들을 괴롭게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까지 해 왔던 우리들의 생각과는 달리 성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것은 남성이 아니라 바로 여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