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그대로의 하천과 습지 그리고 대나무군락이 어우러진 우리나라 내륙습지 1호, 담양하천습지.

구불구불한 자연 그대로의 길을 따라 물줄기가 유유히 흘러가고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사주(沙柱)에서는 백로들이 한가로이 시간을 보낸다.

유유히 흐르는 하천가에 백로나 왜가리, 해오라기 같은 새들을 만나볼 수 있는 이곳은 여름 철새들의 보금자리다.

하천가에 울창하게 펼쳐진 숲과 셀 수 조차 없는 번식기 철새들의 울음소리는 보고 듣는 이에게 상쾌함을 선물한다.

또 숲길 곳곳에서 발견되는 새들의 깃털과 너구리, 고라니와 같은 야생동물들의 발자국들을 통해 자연의 모습을 한껏 느껴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내륙습지 1호이자 람사르협약에 의해 2004년 습지환경 보전구역으로 지정된 담양습지는 영산강 본류의 최상류 지점의 일부로 봉산면, 수북면, 대전면을 지나 광주 북구 용강동에 이르는 98만㎡ 전체가 거대한 생태학습장이다.

이곳 둑길을 조금 따라 가다가 만나게 되는 것은 대규모의 대나무숲. 담양습지의 제방식생(堤防植生) 중 특이한 것이 바로 이 대나무숲이다.

쭉쭉 뻗고 굵은 왕대가 주를 이루는데 ‘원시림’처럼 느껴질 정도로 무성하고 대나무 사이사이에는 포플러 등 키 큰 교목도 들어서 있다.

하천 제방의 식생은 육지로부터 오는 토사나 오염물질 유입을 차단하고 그곳에서 생산되는 낙엽은 수서곤충이나 저서동물에게도 먹이를 제공한다.

여러 제방식생 중 특히 대나무숲은 습지보호지역에서 동물이 서식할 수 있는 유일한 곳으로 중요성이 높은 곳이다.

최근들어 영산강 사업으로 갈 곳을 잃은 동식물들이 이곳으로 모여들고 있지만 담양습지 역시 영산강 8공구 조성사업이 진행되면서 보호지역내 상당수 대나무가 벌목되는 등 철새와 야생동물의 서식처가 적쟎이 훼손돼 우려를 낳고 있다.

대나무숲을 지나 상류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곡류하천이 유로가 바뀌면서 하천 가운데 생긴 퇴적지형인 여러 하중도들이 눈에 들어 온다.

영산교 아래에 서면 양 옆으로 구불구불 물길이 흐르고 하중도에는 버드나무를 비롯해 각종 식생들이 어우러져 작은 숲들을 이루고 있다.

담양습지에는 백로와 황조롱이 등 58종의 조류와 각시붕어.눈동자개 등 어류 33종, 환경부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1급인 수달과 2급인 삵 등 포유류 7종, 멸종위기 2급인 맹꽁이 등 양서.파충류 7종, 육상곤충 60종, 애기마름.자라풀.물억새 등 식물상 214종 등 모두 400여 종의 동식물들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이렇듯 뛰어난 생태공간을 제공할 뿐 아니라 수질개선과 기후조절 역할까지 하고 있는 영산강의 허파 담양 습지.

담양습지는 지친 도시 생활을 뒤로 하고 자연을 찾는 사람들에게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