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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 호국보훈의 달...노브리스 오블리제( Noblesse Oblige)를 생각한다.
장광호 국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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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1.06.03  15:3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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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환수(前1179부대 부여단장, 조선이공대학 겸임교수)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해마다 6월이 되면 국가 안보를 위해 전사하였거나 순직한 장병들과 애국지사들의 고귀한 업적과 뜻을 기리고 보훈 용사들을 위로하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또한 현충일에는 국립묘지에서 정부 주관의 공식 추모행사가 있고 각 지역 기관 단체별로 지역의 현충탑을 참배하고 하루를 경건하고 엄숙하게 지내기 위해 국가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과거와 달리 경제적으로 윤택해지고 삶에 여유가 생기면서부터 온 나라가 들썩거리는 어린이날과 달리 대다수 국민들은 현충일을 단순한 휴일로 생각한다. 나라의 존립과 유지를 위해 공헌하거나 희생한 국가 유공자에 대한 예우나 국민의 애국정신은 이념과 개인주의에 밀려 흔들리고 퇴색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나 개인의 편견일까?

얼마 전 Taking Chance(챈스의 귀향)라는 영화를 보았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로 이라크 전에서 전사한 미 해병대 챈스 일병의 유해를 고향으로 운구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챈스 일병의 유해가 운구되는 과정에서 미국의 모든 국민은 정중한 조의와 아낌없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차량이 지나가는 도로에서 모든 차량들은 길을 양보하고 그 뒤를 전조등을 켜고 따르면서 조의를 표하는 장면은 가슴이 뭉클하고 부럽기도 했다. 다인종 다민족으로 구성된 미국이라는 복잡하고 거대한 나라를 애국, 충성, 헌신의 틀 속에 하나로 단결시키는 역할을 한편의 영화가 해내고 있었다. 미국이 강대국인 이유는 다른 곳에 있지 않다. 미국을 사랑하고, 미국을 위해 언제든지 목숨을 던질 수 있는 애국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 힘의 원동력을 테이킹 챈스는 잘 보여주고 있었다.

세계 최강국이었던 로마제국의 귀족들은 절제된 행동과 납세의 의무를 다하는 모범적 생활로 평민들에게 귀감이 되었다. 그들은 전쟁이 나면 국가에 사재를 헌납하고 솔선수범하여 전장에 나가 피를 흘리며 싸우다 죽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였다.
영국과 아르헨티나간의 포클랜드 전쟁 때 영국의 앤드류왕자는 헬기 조종사로 전쟁에 참가하여 많은 사람을 대신하여 죽을 수 있다는 지도층의 책임감을 보여주었다.

중국의 지도자 모택동은 그의 장남 모안영을 한국전쟁에서 잃었다. ‘만약에 내 아들을 전선에 파병하지 않고 다름 사람의 자식만을 전선에 파병했더라면 내가 어떻게 인민의 지도자라 할 수 있겠는가.’ 그는 휴전 후 남편의 유해를 본국으로 송환해달라는 며느리의 요청을 거부하였다. 자기 아들만 송환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국전쟁에 유엔군 사령관으로 참전한 밴프리트 장군과 제 1기병사단장이었던 게이 소장은 아들들은 아버지와 함께 전쟁에 참여하였다가 전사하였다. 국방부 장관 아들 신태영하사도 51년 중공군 신정공세에서 전사하였다. 그들 모두는 안전한 후방보다는 전투가 치열한 현장에서 충실히 임무를 수행했다.

선진국일수록 국가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다하는 Noblesse Oblige(노브리스 오블리제)를 고귀한 덕목으로 실천하고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에 대한 예우를 결코 소홀하지 않는다. 특히 국가와 존재를 같이하는 군대는 국가와 국민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치고 국가와 국민은 국가 존망이 걸린 전쟁에 참가한 군인의 명예를 지켜준다. 국가는 군대 존재의 전제 조건이며 군대는 국가의 핵심적 이익을 수호하는 최후의 수단으로서의 군사력이기 때문이다.

원래 노브리스는 ‘닭의 벼슬’을 의미하고 오블리제는 ‘달걀의 노른자’를 뜻한다. 이 두 단어를 합성해 만든 노브리스 오브리제는 닭의 사명이 자기의 벼슬을 자랑함에 있지 않고 알을 낳는데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러한 용어를 사회 지도층에 쓰는 이유는 그들이 사회로부터 존경과 상응한 대접을 받기 위해서는 자신들의 지위를 자랑하고 남용할게 아니라 먼저 도덕적으로 깨끗하고 국가와 사회가 요구하는 도리를 다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누리는 명예(노브리스)만큼 의무(오브리제)를 다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요즘 고위 공직자의 청문회나 선거 유세활동을 보면 병역 이행 문제가 빠지질 않는다. 아쉬운 것은 병역의 중요성 보다는 대부분 상대방 흠집을 잡기 위한 방법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국민을 이끌고 국가의 정책을 끌고 가기위해서는 먼저 자신부터 국가가 요구하는 의무에 솔선수범해야 하는 당연하다.
30살의 나이에 해병대에 입대하고 최북단 백령도에 배치된 현빈의 병역 의무는 연예인도 사회의 공인으로서 노브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야하는 것을 보여준다. 가장 왕성한 활동 시기에 연예활동을 중단해야하는 괴로움이 있겠지만 이제 대다수 팬들은 병역 이행을 당연한 것으로 인식한다.

징병제가 시행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군 복무란 지극히 당연한 것이지만 실제로 연예인을 비롯한 사회 저명인사들의 병역 면제비율이 일반서민에 비하면 예상외로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소위 사회저명인사라는 상류계층의 병역기피, 뇌물수수, 탈세, 부동산 투기 등의 뉴스를 접할 때면 우리 사회의 노브리스 오브리제는 더 성숙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계 각국은 사회 지도층의 도덕성을 최우선 가치로 보고 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과 같이 사회 지도층이 바른 본보기를 보여 주어야 나라의 정치 경제 사회 국방 전반에서 안정되고 부강한 나라를 이끌어 갈 수 있기 때문이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이하여 우리 국민들의 노블리스 오블리제 수준을 생각해 본다. 현충일만큼은 국가에서 주는 보너스 휴일로 생각하지 말고 하루만이라도 국가를 위해 희생한 호국 영령들과 그 유족들을 생각하며 경건한 하루를 보내자.

6월에는 호국의 역사 현장을 찾아 애국의 얼을 키우고 국가 유공자들에게 그들의 노고와 헌신을 기억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다채로운 행사가 많아야 한다. 다음 선거를 위해 대중적 인기를 얻는 정책 추진도 중요하지만 국가가 있기에 나와 내 가족과 직장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시키는 정책도 중요함을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다시는 내 나라 내 조국이 침략을 받지 않도록 다 같이 힘을 모아 강건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노블리스 오브리제를 생각해 본다.

<영화 Taking Chance의 한 장면, 전조등을 켜고 뒤따르는 운구행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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