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부터 이른 봄철까지 오랜기간 농가에 고통을 주었던 구제역, AI에 이어 최근 불량볍씨 파동까지 발생하면서 요즘 농심은 천갈래 만갈래 찢어지고 삭을대로 삭아버린 ‘홍어속’ 이 되고 있다.

이런 시점에 우리 담양에서도 대나무축제를 전후해 불량볍씨 파동이 생기면서 농심이 더욱 검게 타들어가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전체 벼논의 24%에 해당하는 농가에서 피해를 입었고 호품벼를 보급종으로 파종한 농가의 95%가 불량볍씨로 제때 모내기를 못하게 됐으니 그 피해와 농민들의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닐 듯 싶다.

이러한 차제에 신속한 원인규명과 사후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농정당국이 서로 책임을 회피 하면서 부서간 불미스런 감정교환까지 했다는 소문이 들려 아연케 한다. 불량볍씨 대책을 놓고 담양군 농산과와 농업기술센터간에 서로 책임공방을 벌였다는 것이다. 불량볍씨로 제때 모내기를 못한 농민들의 한숨소리와 농심이 짓뭉게지는데도 농정을 책임져야 할 공직자들이 책임을 놓고 서로 다툼을 벌였다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한쪽에선 볍씨 신청과 보급의 책임을 묻고, 한쪽에서 사후대책에 대한 전반적인 농정책임을 묻고,,,,게다가 대나무축제 기간중에 불량볍씨 파동이 벌어져 농산과 직원들은 대부분 축제장에 매달려 시간을 보낸 반면, 농업기술센터 직원들은 축제장 근처에는 아예 가보지도 못한 채 볍씨파동 현장에서 몇날 며칠을 보내야 했던 일로 썩 기분이 좋지 않았던 모양이다.
어쨌거나 이후에 대체보급종을 확보하고 사태를 원만하게 해결해 나가고 있다니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다.

헌데 불량볍씨 파동과 사후 보상문제 등으로 농민들의 고통이 아직까지 사그라들지 않는 시점에 군의원들이 축제가 끝나자마자 해외연수에 나설 계획이어서 눈총을 받고있다.
군의회는 9명의 의원 전원이 19일부터 29일까지 9박 11일간에 걸쳐 미국과 캐나다 선진문물 시찰에 나선다. 축제기간동안 지역구 주민들과 술자리는 자주 했을터이지만 이 기간에 발생한 불량볍씨 파동은 ‘나몰라라’ 한 마당에 축제가 끝나기 무섭게 서둘러 해외연수를 떠난다고 하니 농민들의 시선이 곱지않은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예로부터 "농심은 천심" 이라고 했거늘 이번 '불량볍씨' 파동을 겪으면서 농심을 외면하는 우리들의 공직자들이 혹여 '불량공직자'는 아닌지 다시금 되돌아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