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대를 글로벌과 로컬의 합성어로 ‘글로컬시대’ 라고들 한다.
세계화와 지방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상황을 의미하는 신조어인데, 고유의 전통을 세계화 하면서 동시에 우리만의 고유의 정체성을 지켜가는 지방화를 그 예로 들 수 있다.

시대의 조류가 이렇다보니 우리나라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들도 그들만의 지역 이미지를 알리고 홍보하는 지역브랜딩에 힘을 쏟고 있다. '하이(High)서울' '칼라풀대구‘ 등 나름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면서 지역특색을 함축한 CI, BI는 물론 다양한 형태의 슬로건을 대내외에 홍보하고 있는 것이 다 그런 것들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지역브랜딩의 핵심요소로 우선 그 지역을 자연스럽게 상징할 수 있어야 함을 처음으로 꼽는다. “담양=대나무” 를 자연스럽게 연상하는 것이 그 좋은 예이다.

두 번째로 그 지역만의 특색을 잘 반영해야 한다. 자연환경이 아름답고 가사문학 등 문화유산이 풍부한 “생태문화도시 담양” 이 바로 그런 예이다.

그 다음으로 그 지역의 미래발전 가능한 확실한 목표를 반영할 것을 꼽고 있다. 지역이 갖고있는 과거 역사적인 것과 현재의 특징은 물론 가능성 있는 미래 비전이 무엇이 될 것인가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대숲맑은 생태문화관광도시 담양”을 지향하는 것이 바로 그러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런 미래비전의 반영은 지역의 이미지 뿐 아니라 그 지역주민들의 자긍심과 애향심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해 더욱 바람직한 브랜드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요즘 담양의 색(色)에 대해 이런저런 말들이 오가고 있는 것을 듣는다.
생태도시를 지향하는 민선5기 담양군이 전체적인 담양의 이미지를 色으로 나타내 보자는 취지에서 군수가 관심을 갖고 추진하는 일 이라고 한다. 얼마전 ‘담양포럼’에서 특강까지 열리고보니 이제 ‘담양의 색’을 정해야 하는 것은 기정사실화 되는 것 같다.

오래전인 관선 군수시절, 담양의 상징물을 만들었는데, 담양의 군조(群鳥)는 비둘기, 담양의 군목(郡木)은 대나무, 담양의 군화(群花)는 매화로 정한 바 있다. 여기에 하나 더 담양의 색(色)을 추가하는 것이 시대의 트랜드가 됐다는 얘기다.
지방자치가 활성화 되면서 지역의 특색을 강조하고 차별화된 지역 이미지와 브랜드를 추구하다 보니 바야흐로 ‘지역의 색깔’이 시대의 트랜드로 다가온 것이라 여겨진다. 그렇다보니 담양군도 고유의 지역색을 갖고 싶어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처럼 생각되어진다.

각설하고, 이런 연유로 담양의 색(色)을 논하자면, 담양사람 누구나 아마 ‘녹색’을 이야기 할 것으로는 예상된다. 담양은 농촌지역 인데다 예로부터 대나무 고장이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담양군의 심볼마크인 ‘군기(郡旗)’, 마스코트인 ‘대돌이와 딸리’, 브랜드 이미지인 ‘dy담양' ’죽향담양’ ’대숲맑은 담양’에도 모두 “녹색” 이미지가 함축되어 있으니 마땅히 담양의 色은 ‘녹색’ 일 수 밖에 없을 터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소수 몇사람의 취향에 의해 ‘담양의 色’이 결정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지역의 色을 결정하는 것은 군수나 몇 사람의 선택에 의해 결정되기 보다는 군민 공론화를 거쳐 반드시 지역사회의 공감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특색과 브랜드 이미지 홍보를 위해 ‘담양의 色’ 을 정하는 것이 시대의 흐름이라면,
하시라도 빨리 절차적 민주주의에 따라 주민 공론화를 거쳐 합리적으로 심의, 결정하고 이를 조례로 제정해야 할 일이다.
‘담양군 공공디자인위원회’는 왜 만든 것인가? 바로 이런 일을 하는 위원회 아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