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남경찰청이 이전까지 전례가 없던 일선 경찰서에 대한 과감한 순환 교류인사를 단행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번 순환인사는 우선 겉으로는 한 지역 장기근속 또는 핵심부서 경찰들의 직무 견문을 넓히고 조직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순환교류’가 명분인 듯하지만, 실상은 한 고을에 수십년 넘도록 뿌리박아 소위 ‘터줏대감’ 노릇할 우려가 있는 경찰에 대한 ‘예방조치’ 인사라는 성격이 더 짙다.

이를두고 경찰 주변에서는, 한 지역 장기근무로 인해 매너리즘에 빠진 일선 경찰조직의 혁신과 함께 해묵은 토착비리와 부패의 근원으로 작용할 우려를 이참에 아예 없애기 위한 인사권자의 강력한 의지가 표출된 것이라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새 청장 부임이후 일선 경찰서 인력배치와 조직 운용에 대한 그 같은 언급이 있었다고 한다.

어쨌거나 과거에 없던 ‘순환 교류’ 인사로 인해 담양에서도 15년 이상 장기근무 중이던 20명 내외의 주요보직 경찰관 중 이번에 우선 일차로 경위 5명이 진도, 완도경찰서로 전출됐고 그곳에서 5명이 새로 전임했다. 내년, 내후년에도 장기근무자 5명 이상씩 매년 타지역으로 전출돼야만 한다.

지금까지 누구도 하지 않았던 전남지방청의 이번 순환 인사와 투명한 경찰조직 운영에 대한 강한 의지와 신선하고 과감한 조치에 대다수 주민들은 우선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경찰 내부적으로는 순환인사에 대한 후유증과 부작용, 이로인한 문제도 적지않아 보인다.

우선, 본인 의사와 달리 갑작스런 순환인사로 하루아침에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하는 전출자들이 원거리 근무 때문에 가족들과 헤어져 홀로 타향살이를 하거나, 아니면 먼거리를 매일 출퇴근 해야 할 딱한 처지에 놓인 것이 가장 큰 후유증으로 대두되고 있다.
“종이 한 장에 왔다갔다” 하는 공복의 신세야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만 전세주택난과 고유가, 고물가로 인해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타지로 떠나야 하는 심정이 오죽하겠는가. 게다가 경찰공무원은 행정공무원과 달리, 타지 인사교류에 대한 아무런 인센티브도 없어 내부 불만도 적지않다.

이 때문에 이참에 이를 개선해 경찰에도 다소간의 인센티브를 적용해야 한다는 당위론도 강하게 일고 있다. 적절한 보상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많다.
행정공무원의 경우, 타지 인사교류시 가점(최대 1,8점) 및 특별승급(1호봉), 근평(최하 ‘우’ 등급)과 성과상여금(최소 ‘A'등급)은 물론이고 교류수당(월55만원)과 출퇴근수당(월20만원),주택보조비까지 지급하고 있어 형평성에 있어 경찰과는 아예 비교가 안 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