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초의 슬로시티로 인정받은 창평이 대한민국 대표 생태녹색관광 상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올 한해 관광객 10만명 돌파를 눈앞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와 담양군은 슬로시티 창평에 3년간 국비와 지방비 등을 투자해 걷기 좋은길 조성, 한옥민박, 슬로푸드 전승, 주민자치역량 교육, 1박2일 관광상품 운영 등을 추진해 왔으며 현재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는 사목사목 돌담길(5km)을 조성 중이다.

이 결과 2007년 5000여명에 불과했던 관광객이 2008년 1만2240명, 2009년 2만5250명, 금년 12월 현재 9만2000명이 다녀간 것으로 나타나 창평 슬로시티가 남도의 대표적인 녹색관광단지로 부각되고 있다. 여기에 슬로시티 주민소득 연계사업으로 슬로푸드 체험장을 조성하고 주말장터인 놀토 달팽이 벼룩시장을 개설해 창평의 대표적인 슬로푸드인 국밥, 쌀엿, 전통한과 등을 지역주민들이 직접 만들어 팔 뿐 아니라 이곳에서 재배한 농작물 등도 판매해 방문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또한 벼룩시장은 단순한 매매의 공간을 넘어 느릿느릿 달팽이 자전거 경주, 소달구지 마을탐방, 전통떡 만들기 체험, 전통음료 무료시식 등의 행사를 함께 진행하며 문화적 공간으로 확장되면서 관광객 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마을을 들어서면 예스러운 돌담길과 함께 전남도 민속자료로 등록된 고재선 가옥, 고재환 가옥, 고정주 가옥은 옛 사람들의 생활 모습과 조선후기 전통적인 남방 사대부 가옥의 형태를 잘 보존하고 있어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이와 함께 마을을 방문한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민박집 역시 한옥의 고즈넉한 정취를 물신 풍기며 창평 슬로시티 브랜드 가치상승에 일조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슬로시티 인준을 받으려는 지자체가 늘어나고 이러한 마을이 지자체의 정책하에 관광상품화 되는 상황에서 진정한 의미의 슬로시티가 생길 수 있느냐는 지적들도 나오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창평 슬로시티와 관련된 많은 사업들이 현재 진행되고 있거나 진행 예정인 가운데 이러한 사업들이 개별적이고 산발적인 경향을 보이면서 관 주도로 급속하게 진행되다 보니 적잖은 문제점들이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 중의 대표적인 하나가 지금 진행되고 있는 사업들의 상당수가 창평 삼지내 마을 정면 방향에서 이뤄지고 있어 창평의 트레이드마크라 할 수 있는 고풍스럽고 자연친화적인 경관을 헤칠 수도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마져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지역 문화계 인사인 박모(55세)씨는 “앞으로 슬로시티 창평만들기 사업은 중장기 발전계획에 입각해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나아가 주민들이 적극 참여하고 주민들의 삶과 유리되지 않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면서 “창평이 호남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명품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