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의 새바람으로 교육계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장만채 전남도 교육감이 지난 3일 담양여중을 찾아 학부모 간담회를 가졌다.

교육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와 담양지역의 교육시책 및 교육현안의 논의와 전남교육 발전 방안 모색을 위한 이번 장 교육감의 담양방문은 지역의 교사들과 학부모들에게 명확한 밑그림을 그리게 했다.

교장과 교감은 어떤 교육관을 가지고 학교를 이끌어야 하는지, 현장의 교사들은 어떤 자세로 학생들을 대해야 하는지, 또 학부모의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청사진을 통해 분명하게 제시했다.

날 단상에 오른 장 교육감은 “교육이, 전남교육이 바뀌기 위해서는 최 일선에 있는 교장 선생님들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학교의 분위기가 바뀌며, 권한사용에 있어서는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미래지향적인 방법으로 학생교육을 위해 활용해 달라.”고 주문했다.

또한 “아이들에게 가장 가까이 있는 현장 선생님들의 열과 성에 따라 전남교육이 달라질 수 있고, 지역에서 가장 존경받는 선생님들이 될 수 있다. 수업을 열심히 하는 교사가 존경받고 대우 받는 시스템을 마련해 상과 벌에 대한 개념정리를 하겠다. 그래야 비로소 교육이 살아날 수 있다.”고 소신을 밝히며 “학생 교육에 대한 총체적인 책임은 학부모에게 있으며 그것을 돌려주는 교육방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부 언론에서는 나를 ‘진보교육감’이라 하기도 하고, 또 일부 사람들은 ‘진보성’에 대해 ‘좌파’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하지만 어떻게 불려도 개의치 않는다. 전남교육의 발전을 위해서라면 그렇게 불려도 좋다. 모든 학교가 대학 입시에 달려있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 진정으로 민주적이고 올바른 교육을 위해서 교육정책을 마련하고, 그 정책의 지원자 역할을 다하는 데 주력할 것이다.”고 강조하며 “오늘의 이 자리를 채우기 위해 일선 교사들이 오는 경우를 일찍 알았더라면, 그러지 못하게 했을 텐데 이곳에 도착해서야 알게 돼 막지를 못했다. 선생님들께 죄송하다.”며 인사말을 맺었다.

한편 담양여중의 ‘대나무합주단’은 방과후 시간에 틈틈이 익힌 대나무 소재 해금, 대금, 피리 등과 같은 전통악기로 드라마 ‘이산’의 주제곡 ‘약속’을 연주해 박수갈채를 받기도 했다.

◈ “학생인권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창평고 운영위원회 부위원장 김종복 씨)

응답: “교과부 인권 조례가 대두된 이유는, 학생은 학교 내에서 교육적 약자다. 이제는 교육이 변해야 한다. 교사는 가르치고 학생들은 배우고 하는 입장에서 벗어나 교사가 멘토로, 안내자로, 동반자적인 관계로 지향해 나가야 한다. 학생과 학생과의 관계, 학생과 교사와의 관계에서도 학생에게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는 체벌은 없어져야 한다. 마찬가지로 교권도 소중하다. 이 두 가지가 인권을 이루는 주가 되며 더불어 중요한 책임이 학부모의 책무라고 명기되는 전남교육의 인권조례를 제정할 것이다."

◈ “전문계 고등학교에도 지원을…” ( 담양공고 1학년 기계과 학부모)

질의: “담양고와 같은 기숙사형 공립고의 경우를 보면 가정형편이 어렵지 않은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기숙사비 등의 주어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러한 혜택이 인문계 고등학교 보다는 생활형편 등이 어려운 전문계 고등학교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것 같다.”

응답: “대학진학률이 85%에 이르고 있는 현재의 교육은 비정상적이다. 모두가 인문계 고등학교와 대학 진학을 하는 지금의 교육에 대해 정책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아울러 전문계 고등학교에 대한 지원과 함께 병역면제나 그 지역 전문고 출신의 인력충원과 같은 정책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 “사교육없는 공교육 만들기와 담양고의 자율형 공립고 지정이 가능할까요?” (창평초 학부모 허종진 씨)

응답: “역사적으로 사교육과 공교육은 공존해 왔다. 하지만 입시 때문에 사교육이 비정상적으로 존립해 왔다.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서는 공교육 교사들의 열과 성이 최선책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여기에 교육정책이 뒷받침 돼야 하고 모두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담양고가 자율형 공립고가 되려면 지역사회 등에서 해야 할 선결 전제 요건들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하며 자율형 공립고는 수준별 수업이 가능해야만 된다.”

◈ “초등학생들도 교과연계 해외연수 및 체험학습의 지원이 필요해요” (담양 남초 학부모 이소영 씨)

질의: “담양 남초에서는 이번에 교육청예산지원으로 고학년들의 관심분야 체험학습이 있었다. 가능하면 초등학생들도 교과연계 해외연수 및 체험학습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응답: “일선 학교들을 돌아보니 우리나라 보통학교의 시설들이 선진국 수준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그려보고 꿈을 향해 나아가는 노력과 함께 교육지원도 필요하다. 자기주도적 학습이란 어려운 게 아니다. 스스로 일기를 쓰고, 자기 스스로의 결정력으로 숙제하는 등의 학습이면 된다고 생각한다. 해외연수는 어렵지만 체험학습의 기회는 늘리려고 한다.”

◈ “비싼 돈 들여 학원 보내지 않아도 공부할 수 있게 보조교사 채용해 주세요” (용면초 학부모)

질의: “초등학교 공부인데도 3학년만 넘어가면 공부가 어려워서 아이 숙제나 교과공부를 도와줄 수가 없다. 그래서 비싼 돈 들여 학원으로 보내게 된다. 만약에 학교 교실에 보조교사가 있으면 학원 보내지 않아도 어려워 못하는 공부를 지도해 줄 것 같다. 또 아이들의 시야를 넓히기 위해 도시학교와 자매결연을 맺어 교류하게 했으면 한다.”

응답: “초등학교 교육내용이 어렵기 때문에 그것이 사교육을 조장하고 있다. 그래서 과목수를 줄이고 교과내용도 조정돼야 하며, 이러한 것들이 교육정책에 반영되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상대적으로 독서를 권장해야 하며, 영어수학에서 도시와 농촌 학생의 격차를 보이는 게 사실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한 보충프로그램이 확대돼야 한다. 또 자매결연으로 다양한 체험학습을 할 수 있게 하는 것도 매우 필요하다.”

◈ “광주로 안 보내고 지역 중학교에 맘놓고 진학시킬 수 있는 방법 있나요?” (담양 남초 학부모 정재란 씨)

질의: “아이가 5학년인데 광주로 보내지 않고 맘 놓고 지역 중학교에 진학시킨다면, 그래도 실력향상에 문제가 없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응답: “초등학교 때 공부 잘하는 아이가 중학교 때 까지, 대학까지 계속 잘 하는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는 데이터가 있다. 단계가 올라간다고 해서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담양지역 중학교를 돌아봤는데 아주 훌륭했다. 교사들의 열과 성만 있다면 문제될 게 없다. 다만 부모의 조급함이 오히려 문제가 되기도 해서 기다려줄 줄 아는 부모가 아이를 훌륭하게 만든다.”며 지난 중학교 시절 장 교육감은 말썽꾸러기였다는 언급을 하기도 했다.

◈ “좋은 학교와 다양한 교육적 프로그램에 대한 도교육청 지원 가능한가요?” (담양 한빛고 학부)

질의: “한빛고는 좋은 학교다. 이런 좋은 학교와 다양한 교육적 프로그램 등에 대한 도교육청 지원에 대해 듣고 싶다.”

응답: “다른 지역을 돌때는 대부분 민원문제였는데, 담양은 교육에 대한 열의와 수준이 높다. 그래서 그런지 교육정책에 대한 질문만 나온다. 다음에는 세계평화에 대한 얘기도 넣었으면 좋겠다. 만약 정말 학교나 교사가 잘하고 열의가 있다면 교육정책 시스템에 의해 선정될 것이고 상벌에 의해 확실히 지원받게 될 것이다.”

◈ “학부모의 재교육도 필요합니다” (창평중 학부모 김성계 씨)

질의: “학부모의 역할이 중요한데 교육에 의해서 사람이 변화될 수 있듯이 학부모의 재교육도 필요한 것 같다. 다변화하고 있는 시대에 발맞추고 아이들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별도의 예산으로 학부모들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응답: “돌아보니 창평중도 좋은 학교라는 걸 느꼈다. 이번에 창간하는 ‘전남교육신문’이 전남교육을 말하고 소통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 “돌봄학교 지정으로 떠났던 아이들이 돌아오고 있어요” (한재중 학부모)

질의: “한재중학교에 다니다 광주로 떠난 아이들이 한재중이 ‘돌봄학교’로 지정되면서 다시 돌아오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교육지원을 해줄 수 있는지.”

응답: “앞으로 많은 학교에 혜택이 골고루 갈 수 있도록 예산 부분에서 노력하겠다.”

◈ “공공도서관은 멀어서 자주 이용 못하고 다른 곳은 빨리 끝나요” ( 담양중 학부모)

질의: “공공도서관은 멀리 있는 편이고, 학교나 학교 주변에서 책을 보려고 하면 사서선생님들의 퇴근시간이 빨라 아이들을 독서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 “우수교사 확보를 위한 대안과 교장의 교사 인사권에 대한 계획이 궁금해요” (담양중학교 방과후학교 운영위원 서동화 씨)

질의: “우수교사 확보를 위한 재정적인 면이나 복지 관련 등과 같은 계획과 교사인사권을 교장에게 주는 시기에 대해 알고 싶다.”

응답: “교사들의 열과 성을 재차 강조한 부분인데, 현실적으로 그렇게 되도록 하려면 그냥 잘하라고 하면 안 된다. 그래서 무엇보다 중요한 게 교장의 권한 확대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장치가 필요하고, 교사들의 복지문제를 혁신적으로 변화시키는 수준이 돼야 가능할 것 같다. 자기계발에 충실하고 열성적인 교사에게는 가산점 등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다.”

◈ “열정적인 교장의 임기를 늘려주세요” (담양동초 학부모)

질의: “열정이 남다른 교장의 임기를 늘려 한 학교에서 오래 재직하게 했으면 좋겠다.”

응답: “교장의 임기 문제는 원칙적으로 하되 연한에 크게 구애받지 않게 인사제도를 보완하겠다. 임기가 3년으로 정해져 있지만 특수한 경우에는 5년, 그 이상도 고려해볼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

◈ “젊은 인재를 가까이 두셨으면 좋겠어요” (담양중학교 학부모 한승진 씨)

질의 : “과학·수학 교사 수급문제에서 정년퇴직자들은 열과 성에서 떨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젊은 교사들로 충원했으면 좋겠다.”

응답: “교사의 열정을 끌어내는데 나이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더 열정적으로 교육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거기에 상응하는 보상이 주어진다면 가능할 것이다. 교사의 열정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열정적인 교사에 대해 행·재정적인 특혜를 주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기간제 교사만이라도 젊고 발랄한 교사로 충원됐으면 좋겠어요” (봉산초등학교 김용균 교사)

응답: “질문을 받지 않았어야 했다. 비단 이 문제는 담양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정년 교사가 다시 기간제로 이용되는 것은 고려해 보겠다. 하지만 30~40년의 노하우는 젊은 교사들이 따라갈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 불꽃을 태울 수 있도록 기회를 준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이정화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