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치 직후부터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담양관문 죽세공예 조형물이 설치 2년여 만에 제3의 장소로 옮겨 갈 전망이다.

담양군은 지난 2008년 3월 대나무 고장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담양읍 진입로인 담양공고-백동4거리간 도로 중앙분리대에 조형물 8점(청동6, 석조2)을 설치했다.

총 1억4000여만원의 제작비가 소요된 이 조형물들은 '죽제품을 싣고 시장으로 가는 달구지', '대바구니를 지게에 진 남자', '머리에 바구니를 인 여인' 등 대나무와 전통 죽세공예의 역사성과 함께 '담양=죽제품 고장'이라는 상징성을 표현하고 있다.

하지만 왕복8차로 직선 구간에 설치돼 차분히 감상할 수 없는 데다 운전자 시선이 분산돼 사고 위험마저 높다는 지적과 함께 조형물의 색깔, 표현방법, 설치방향 등이 적절치 못하다는 여론에 직면에 왔다.

특히 죽세공예인 일각에서는 "조형물의 설치방향이 죽물을 싣고 외부로 나가는 모습이어서 담양의 부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 같아 마땅치 않다"며 "현재 광주쪽을 바라보며 설치되어 있는 이 조형물의 방향이 오히려 담양쪽으로 바뀌었어야 했다"는 주장을 펴 왔다.

이와 함께 많은 군민들이 "하루에도 수천대의 차량이 오가는 큰길 한 가운데 서 있는 이 죽물조형물은 배기가스와 먼지에 찌들고 언뜻 처량하고 불안한 듯한 모습으로 비쳐지고 있어 보는 이의 마음이 썩 편치 않다"는 등 향후 이설과 관련한 군민 여론 수렴 및 공론화 절차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높았다.

한편 군이 고심 끝에 인터넷 설문조사에 나선 결과, 현재까지 응답 주민의 89%가 이설에 찬성하고 있으며 이설 장소로 대나무박물관과 관방제림 인근 조각공원을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장소 문제는 군민 대다수의 여론을 반드시 반영하는 방향으로 업무를 추진하겠다"며 "11일까지 인터넷 설문을 거쳐 그 결과를 토대로 이설 여부와 장소를 결정해 올해안에 이설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