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채식주의자(vegetarian)들이 늘고 있다. 서울 경기 대전 부산 등지에서 불고 있는 채식바람이 드디어 담양에 상륙, 동물성 음식을 먹는 것을 피하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다.

남면 가사문학관을 지나면 ‘소쇄원 채식뷔페’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골목안으로 조금만 들어서면 푸른 잔디와 어우러진 야외 공연무대가 그림처럼 놓여있고 안으로 들면 채소로 만들어진 맛있는 각양각색의 음식들이 반짝이는 그릇들에 담겨 미각을 돋군다.

맛있는 음식이 메인인지 감미롭게 들려오는 음악이 메인인지 모르게 이곳에선 음악이나 식사 모두가 사람의 마음을 한껏 잡아둔다.

광주 하남에서 왔다는 박명순 씨는 “식사만 하는 공간이면 식당에 불과하나 하모니카나 피아노, 팝송이 흐르는 가운데 식사를 하니까 만원의 식사로 십만원의 기분을 느낀다.”며 활짝 웃었다.

매주 토요일 저녁 7시면 광주북구의 지장암의 주지 서경스님이 하모니카를, 강화도의 법명선원 주지 무상스님이 통키타와 팝송을, 금호·백일홍 팝스 합창단의 지휘자 성현웅 씨가 이곳을 찾아 피아노의 선율로 분위기를 녹아낸다.

소쇄원 채식뷔페를 운영하는 이민규 사장은 “채식이 건강에 좋고 무엇보다 지구온난화예방의 사명의식을 가지고 채식뷔페를 열게 됐다.”고 말하며

“문화공연을 통해 온나라 사람들이 채식주의자가 되고, 온나라 사람들이 녹색혁명을 일으키며 평화로운 환경을 만들자는 뜻을 이어받았다.”며 채식뷔페를 경영하는 남다른 철학이 있음을 강조했다.

전세계적으로 일고 있는 베지테리언(채식주의자)의 반향은 2002년 초 서울방송에서 방영한 ‘잘 먹고 잘 사는 법’ 특집 다큐멘터리 때문만은 아니다.

주로 서양에서 주장하는 베지테리언의 관점은 생태주의나 반자본주의, 자연보호, 정신수양 등의 관점에서 채식주의(vegetarianism)를 보는 견해지만 우리나라는 주로 건강을 위해 채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성인병이 늘어나면서 채식을 예찬하는 사람이 증가하고 건강을 위해서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채식을 계속하면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에 효과적이고 비만이나 암, 심장질환, 치아건강 등에 효과적이라는 연구보고도 많다.

여러 가지 채소류를 잘 섞어 먹으면 식물성 단백질로도 동물성 단백질에 뒤지지 않는 효과를 낼 수 있다.

한편 서양에서는 20세기 이후 건강, 윤리, 환경보호 등을 이유로 베지테리언의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다. 전 세계 베지테리언의 70%를 차지하는 인도는 인도 인구의 20~30%가 채식을 즐긴다.

이에 반해 미국은 1~2% 정도의 국민이 물고기나 닭고기를 포함한 육식을 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90년대 이후 나타난 채식위주의 식습관과 웰빙바람이 일면서 채식주의자의 비율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정화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