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는 뿌리에서 잎까지 모든 부위를 100% 활용한다.
대나무는 땅속줄기(地下莖), 대뿌리(竹根), 대순(竹筍), 대순껍질(竹皮), 대줄기(竹稈), 대가지(竹枝), 대잎(竹葉)할 것 없이 하나도 버릴 것이 없으며 소중치 않는 것이 없다.

특히, 죽재는 목재에 비해 탄력성이 풍부하고 단단하며, 쉽게 부러지지 않으면서 속이 비어 있어 세로방향으로 얇게 쪼갤 수 있고 가공도 쉽다.

이번 대나무 특집에서는 다양한 쓰임새를 지닌 대나무의 용도개발 사례를 살펴보기로 한다.

■땅속줄기(地下莖)의 이용
땅속에서 상하좌우로 거미줄처럼 뻗어 있으면서 새로운 죽순을 나게 하는 대나무의 땅속줄기는 속이 꽉 차있고 튼튼하고 외형이 멋지다. 그래서 잘 가공하여 승마용 채찍이나 핸드백 손잡이, 다기 및 술잔 손잡이, 양산 손잡이, 지팡이, 장난감, 도장 등에 사용하고 있다.

대나무의 땅속줄기는 간혹 땅 위로 드러나 있는데, 이것을 채취하여 이용하더라도 죽림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대뿌리(竹根)의 이용
대뿌리는 둥글고 털이 많이 달려 있어 죽비나 조각품의 제조에 적합하다. 예로부터 선원에서는 참선의 시작과 끝의 신호로 죽비를 사용하기도 하였지만 그보다는 좌선 중에 자세를 교정하거나 졸음에 빠지는 이를 경책할 때 주로 죽비를 사용해 왔다.

아울러 죽비는 스승과 제자간에 인격을 도야하고 궁극적으로 깨달음의 세계로 인도하는 훌륭한 수행도구였던 것이다. 최근에는 참사랑의 교육문화 풍토조성에 사랑의 회초리로써 이용되는 일도 있다.

또한, 대뿌리는 조각품을 만드는데 적합한데, 직경이 굵은 대뿌리를 둥글게 깎아 머리부분으로 잔뿌리는 긴 수염부분으로 이용하여 마치 달마상을 연상케 한다.

■대줄기(竹稈)의 이용
대줄기는 다음과 같은 여러 특성을 지니고 있어 가장 많은 분야에서 이용되고 있다.
첫째, 대의 표피는 튼튼하고 윤기가 넘치며 또 아름답게 보이므로 초록색 그대로 또는 이것을 표백 또는 염색하여 아름다운 빛깔을 내서 쓴다.

왕대는 표피의 광택을 이용하여 건축장식재료, 가구류, 다구, 음식도구, 장난감, 깃대, 지팡이 등으로 사용한다. 솜대는 마디가 낮고 표면이 백색의 치밀한 외관미를 이용하여 가구류, 건축장식, 차, 음식도구로 사용한다.

둘째, 대나무의 자연 그대로의 둥근모양을 이용한 것, 속이 비어 있는 상태를 이용한 것, 마디부분이 막혀 있는 것을 이용한 것, 그 밖에 독특한 대의 형태를 이용한 것 등으로 여러 가지 용도를 찾을 수 있다.

왕대, 솜대는 속이 주로 비어 있는 것을 이용하여 퉁소, 수관, 꽃꽂이통, 대삽 등에 사용하며, 마디의 가로벽이 있는 것을 이용하여 술통, 대통으로 사용한다. 죽순대는 대가 큰 것을 이용하여 마루기둥, 꽃꽂이통, 붓통, 과자그릇, 서류통, 명함통 등에 사용한다. 또한 마디의 사이벽을 이용하여 담배통, 차통, 술통, 도시락통, 과자그릇 등에 사용한다.

셋째, 대는 쪼개지는 성질이 좋으므로 이것을 쪼개서 여러 가지 세공물을 만들고 있다. 대나무 종류 중에서 쪼개지는 성질이 좋은 것은 왕대류인데, 그 중에서도 왕대와 솜대는 가늘게 쪼갤 수 있다.

넷째, 대나무는 꺾으려 할 때 이에 대항하는 힘, 즉 대에 직각방향으로 작용하는 힘이 매우 크다. 이 힘은 유관 속의 둘레에 있는 인피섬유의 막벽 두께와 그 목화 정도에 의하여 좌우된다.
이 목적으로는 어린 대보다는 2∼3년생의 대를 고르는 것이 좋다.

이러한 특성을 이용하여 왕대는 사닥다리, 서까래, 빨래대, 누에선반, 꼬지대, 젓가락으로 솜대는 집들보, 서까래, 빨래대 등으로 그리고 죽순대는 꼬지대나 젓가락으로 이용된다.

다섯째, 대나무는 위에서 내려치는 압력에 잘 견디며 부러짐에 견디는 힘이 커서 대못(竹針)이나 화살로 곧잘 이용된다. 화살을 만드는데는 이대가 가장 좋다고 하는 것은 그 대가 단지 마디 사이가 길고 곧다는 이유 뿐만 아니라 대의 좌절에 저항하는 여러 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왕대 또한 마디 사이가 길고 껍질부분이 치밀하며 탄력성이 커서 활이라든가 화살촉을 만드는데 사용된다.

여섯째, 대는 속이 비어 있어서 대단히 가벼울 뿐만 아니라 역학상의 이론에도 합치하여 상당한 저항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솜대는 사다리, 깃대, 지팡이, 낚싯대, 빗자루 등으로, 왕대는 깃대, 배삿대, 배돗대, 우산자루, 사다리, 대칼, 우산살 등으로 이용된다.

일곱째, 대는 표피 및 표피 가까이에 인피섬유가 밀집해 있기 때문에 튼튼하고 질기다는 점과 온한·건습에 의하여 신축도가 적다는 점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제품을 만든다. 도장, 잣대, 종이칼, 생선꽂이, 대못, 종이칼, 계산자로 이용된다.

여덟째, 대는 유인성(柔靭性)과 종곡성(縱曲性)이 뛰어나다. 이 두 가지 성질은 죽종에 따라서도 다르지만 나이에 따라서도 다른 것으로 대개 3∼4년생까지의 젊은 대에는 이 성질이 많으나, 나이를 더함에 따라서 굳어짐과 동시에 이 성질은 점점 줄어가는 것이다.

■대가지(竹枝)의 이용
대나무를 베어 낼 때 얻어지는 부산물로서 가지는 여러 방면에 용도를 가지고 있다. 보통 솜대, 왕대의 가지는 새끼 가지가 촘촘히 나있고 또 튼튼하고 질기기 때문에 뜰비를 만드는데 많이 쓰이며, 맹종죽의 가지는 해태양식용으로 많이 쓰인다. 특히, 가지는 화력이 강하고 불에 잘 타므로 대숲 2ha만 가지고 있으면 연중 연료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버려지는 대가지를 여과재로 이용하여 수질정화에 이용하는 특허가 몇몇 보고되고 있다. 화학제품으로 만든 합성 여과재에 비해 대의 잔가지에 미생물의 착상이 좋고 어디에서나 쉽게 구할 수 있으며 사용 후 처리가 용이하며, 또한 효능이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대나무 잔가지를 이용해 솟대를 만들거나 잠자리, 매미 등 곤충을 본 딴 다양한 미니어쳐 공예품이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