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2지방선거 에서도 여전히 ‘객지사람론’이 활개를 쳤다. 어느 후보는 자신이 토종 ‘담양사람’ 임을 내세우며 우회적으로 상대후보를 ‘객지사람’ 취급하는 선거전략을 열심히 써 먹기도 했다.

예로부터 양반고을, 선비의 고장이었던 탓인지 우리 담양에는 아직도 보수적 풍토와 폐쇄성 강한 기질이 많이 남아있다. 그렇다보니 수백년이 흐른 지금에도 ‘담양사람’ 만이 중요시 되고 객지사람은 ‘객지놈’으로 홀대를 받는다.

특히 선거철만 되면 더 극성을 부려, ‘담양사람 이냐 객지놈 이냐’ 하는 것이 최고의 선거전략으로 통한다. 사실 그동안의 선거에서 꽤나 사람들에게 먹혀 들어간 것이 바로 ‘담양사람론’ 이기도 했다.

담양이 좋아서 이사를 왔거나 우연찮게 정착했거나 간에 아무튼 한 세대, 30년이 넘게 담양에서 살아도 결정적인 순간엔 여전히 ‘객지놈’ 취급을 받는 곳이 바로 담양이다.

하지만 담양에 솥단지 한번 걸지않고 죽을때까지 광주에 살면서도 “나는 담양사람” 이라고 강변하는 사람이나, 선거철만 되면 나타났다가 한순간 온데간데 없이 담양바닥을 뜨는, 담양사람 같지않은 담양사람들이 아직도 ‘담양사람’ 이라고 낯을 들고 돌아다니는 세상이다 보니 우리 지역의 그 독특한 ‘담양사람론’은 정말 연구대상이 될 만도 하다.

엊그제 저 아랫마을 출신 어느 知人이 “난 30년 넘게 담양에 솥단지 걸고 살아왔는데 사람들이 아직도 객지놈으로 취급하면서 담양사람으로 인정해 주지 않는다. 얼마나 더 살아야 담양사람이 되는 것이냐? 30년을 3代가 산다한들 인정을 해주겠느냐?” 고 반문하면서 무척이나 서운해 하던 모습이 눈에 선하다.

과연 누가 ‘객지놈’ 이고 누가 ‘담양사람’ 일까?
어느 지역이든 ‘토박이 정서’ 라는 게 있다. 이는 당연히 중요한 지역의 정서이고 전통으로 존중돼야 하지만, 토박이 정서 만을 앞세워 울타리를 치고 편을 가르는 것은 정말 바람직 하지 못하고 부끄러운 일이다. “그사람, 어디 사람이냐? 담양사람 이냐?” 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사람 어디 사느냐? 뭘 하고 사느냐?” 가 진정 우리가 물어야 할 질문이다.

출신지역에 대한 차별은 우리 지역의 소통과 흐름을 막는 커다란 장애이자 칸막이다. 닫힌 마음의 장애와 칸막이를 걷어내고 활짝 열린 마음으로 다 함께 나아갈 때 진정한 화합과 통합, 지역발전이 앞당겨진다.

潭陽은 그 地名처럼 본래 ‘물 좋고 볕이 따뜻한 고장’ 이어서 너와 나, 우리 모두가 서로 물(潭)과 볕(陽)이 되어 잘 화합하면서 살만한 고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