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으로부터 보조금을 받는 운수회사 대표가 회사 수익 일부를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이 회사 운전원들은 수개월째 급여가 지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전남지방경찰청에 따르면 담양운수 주주 5명은 지난달 이 회사 대표 백 모(55세)씨를 업무상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주주들은 “대표 백씨가 2007년 12월 대표이사를 맡은 뒤 하루 운송수입 가운데 수십만원씩 입금하지 않는 방법으로 2008년부터 최근까지 3억여원을 유용했다.”고 주장했다.

백씨는 경찰에서 일부 혐의에 대해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찰은 빼돌린 돈을 개인적으로 사용했는지 회사를 위해 쓴 것인지에 대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더우기 이 회사 전 대표 최 모씨와 현 대표 백 모씨는 지난 2008년에도 각각 업무상 배임혐의와 업무상 횡령혐의로 입건된바 있다.

한편 이같은 소식을 접한 주민 박 모(55세)씨는 “만성적자를 이유로 운전원들의 급여가 제때 지급되지도 않고 그나마 수개월째 밀려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과연 이런 업체에 지자체 보조금을 계속 지급해야만 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허탈해 했다.

또 다른 주민 이 모(48세)씨는 “지역 운수업체들의 어려움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니지만 지자체 보조금에만 의지하여 회사를 운영하려고 해서는 곤란하다.”며 “업체 대표가 수익금 횡령 의혹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운전원들은 임금이 체불돼 생계 위협을 받고 있는데 그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의 몫으로 되돌아 오지 않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본지가 만난 이 회사 운전원들은 “현재 4~5월분 임금이 체불된 상태로 최소의 생계비 마련이 급선무여서 불가피 버스운행을 중단하고 건설현장에라도 나가야 할판이다.”고 호소했다.

결국 농촌버스 운송사업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지원을 받기 때문에 수입내역에 대한 철저한 감시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일선 운전원들의 최소한의 생계가 위협받지 않도록 경영내실화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여론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

담양운수의 경우 벽지비수익노선 손실보상금, 유류인상 보조금, 재정보전금 등의 명목으로 담양군으로부터 연간 8억여원의 지원금을 받고 있다.

운수업계 관계자들은 “요금을 현금으로 관리하는 택시, 농촌버스의 경우 매출축소의 유혹을 저버리기 힘들 것이다.”며 “농촌버스는 지자체 예산지원이 되기 때문에 공무원이 직접 현장에서 일일 매출을 확인하면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경제과 관계자는 “적자노선에 대해 실차확인 후 회사의 경영상태 등을 전반적으로 검토할 것이며 수사 결과가 나오면 농촌버스의 문제점에 대해 제도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주민의 교통편의 증진과 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건실하고 경영능력을 갖춘 운수업체가 참여해 선의의 경쟁을 펼쳤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