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동초 투표소 앞에서 유권자들이 줄을 서 투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

제5회 전국 동시 지방선거일을 맞은 지난 2일, 담양 27곳 투표소는 내 지역에서 일할 든든한 일꾼을 뽑겠다는 군민들의 발걸음으로 하루 종일 북적였다.(위 사진)

사상 첫 1인 8표제 방식에 유권자들은 "왜 이렇게 많이 주느냐"고 당황하기도 했지만 진행요원의 안내에 따라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선거 당일까지 투표소 앞에서 불법 선거운동을 벌이는 모습이 포착돼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복잡한 ‘1인8표제’에 해프닝 속출
유권자 1명이 8표(담양지역 1인6표)를 행사해야 하는 이번 지방선거의 특성 탓에 지역 곳곳 투표소마다 다양한 해프닝이 빚어졌다.

금성초등학교에 설치된 투표소에서는 한 번에 3장씩 두 번에 걸쳐 투표해야 하는 것을 몰랐던 한 유권자가 먼저 받은 투표용지 3장으로 1차 투표만 하고 귀가했다.

담양읍제5투표소인 담양동초등학교 투표소에서도 한 60대 남자 유권자가 1차 투표만 하고 나가려다 선거사무원의 제지로 2차 투표까지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이런 일이 자주 발생하자 군선관위에서는 투표방식을 모르는 유권자들이 1차 투표를 마치고 바로 귀가하는 일이 없도록 자원봉사자들을 출구에 집중 배치했다.

20여명의 후보 중 6명을 골라야 하는 선택의 순간에 선 유권자들의 표정도 가지각색이었다.
담양읍의 한 투표소를 찾은 박 모씨(64세 ･여)는 "6장의 투표용지를 받아드는 순간 눈앞이 깜깜했다."며 "교육감과 교육의원은 누구에게 투표했는지 기억도 안 난다."고 말했다.

사전에 지지하는 정당과 후보를 메모해 투표하는 유권자들도 적지 않았다.
담양읍제4투표소인 담양남초등학교에서 투표를 마친 김 모씨(55세)는 "정당과 인물을 정하고 오니 투표가 쉬웠다."며 웃으며 말했다.

■최형식 후보 부부 소중한 한표
지방선거일인 2일 오전 9시경 최형식 민주당 담양군수 후보가 부인 고순희 여사와 함께 담양읍제4투표소인 담양남초등학교 투표소를 찾았다.

비교적 밝은 모습으로 투표를 마친 최형식 후보 내외는 앞서 투표를 마치고 나온 지역주민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최 후보는 “이제 최선을 다했으니 결과는 하늘에 맡기겠다.”며 비교적 담담한 어조로 이번 지방선거에 임한 소감을 피력했다.

■김효석 의원 내외 나란히 한표 행사
투표일인 지난 2일 오전 11시경 지역구 민주당 김효석 의원(전남도당위원장)이 부인 김미경 여사와 함께 담양동초등학교 투표소에서 나란히 투표에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투표행렬이 한동안 길게 이어지면서 10여분 가까이 줄을 서 무사히 투표를 마친 김 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을 것 같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군수 및 도 ･군의원 등 지역 일꾼들과 상호 긴밀한 협조체제를 통해 지역민들이 공감하는 생활정치를 실현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내비쳤다.

■다문화가정 유권자 “선거 복잡하지만 재미있어요”
2005년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외국인이 지방선거 투표에 참여하게 된 지 5년째를 맞고 있는 가운데 담양지역 각 투표소에서도 다문화가정 유권자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어 관심을 끌었다.

10여년 전 국적을 취득해 벌써 여러번 투표 경험이 있는 필리핀 출신 요란다씨는 "다문화센터에서 선거안내교육을 받았고 홍보물을 자세히 봐서 투표방식이 복잡해도 괜찮다."라며 "선거운동 방식은 필리핀이나 한국이나 큰 차이는 없다."고 말했다.

중국 길림성 출신으로 올해 첫 선거권을 행사하는 윤선옥(39세･여)씨는 “한국사람의 일원으로서 나의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는데 뿌듯한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후보자의 공약 등을 100% 이해하기 어려워 남편 등 주변 사람들이 추천하는 인물을 뽑았다.”며 수줍은 미소로 답했다.

■합동 출구조사 “누구를 찍으셨나요”

금성면제1투표소인 금성초등학교 정문입구에서 담양지역에서는 유일하게 KBS, MBC, SBS 지상파 방송3사의 합동 출구조사가 실시됐다.

이날 방송3사 합동 출구조사는 광역단체장인 전남도지사와 전남도교육감 후보에 대해서만 실시됐는데 출구조사 규정을 두고 출구조사원과 군선관위 관계자와의 사이에 한때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군선관위 관계자들이 규정을 들어 “투표소와 100m이상 떨어진 곳에서 출구조사를 실시하라.”고 으름장(?)을 놓자, 출구조사원들은 “농촌지역 대다수 유권자들이 연로하고 자동차를 타고 와 출구조사가 제대로 이뤄지기 어렵다.”고 하소연.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