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궁경부암은 전 세계적으로 여성의 암 사망 원인 중 두 번째로 흔하며 매년 약 50만 명이 진단받고 25만 명이 사망한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한 해 약 4000명의 환자가 새로 진단받고 있으며 약 1000여명이 사망한다.

자궁경부암은 원인이 다 밝혀진 유일한 암이다. 인 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omavirus, HPV)가 성관계를 통해서 전염되어 생기는 것으로 감염이 되어도 특이 증상이 없다. 물론 남성도 감염이 되며 생식기 사마귀나 항문생식기의 암이 생기기도 한다.

바이러스는 2년 정도 지나면 90%는 소실되지만 지속적인 감염은 자궁경부 상피세포에 변화를 일으켜 암을 발생하게 하는데 그 기간은 2-30년 정도 걸린다. 우리나라 여성의 80%가 평생 한번 이상 인 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암 발생을 높이는 인자는 일찍 성관계를 했거나 여러 명의 성 파트너, 장기간의 경구용 피임제 복용 등이 있다.

감염되는 시기는 성관계를 시작하는 시기이나 암으로 진단되는 시기는 그 이후 많은 시간이 흐른 뒤이므로 여성들은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조기 진단을 해서 치료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각되어왔다.

하지만 원인이 다 밝혀진 암이다 보니 예방접종을 통해서 암을 막으려는 시도가 있었고 이후 백신이 개발되어서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전 세계에서 접종되고 있다.

11가지의 인 유두종바이러스 중 암을 많이 일으키는 16,18형을 예방하는 백신으로 암 예방율은 약 70%정도로 생각된다. 암을 70%이상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은 의학적으로 획기적인 사실이지만 그 접종률은 아직 높지 않다.

접종 연령이 문제인데 첫 성관계를 갖기 5년 전에 맞아야지 그 효과가 최대가 된다는 연구 결과 때문에 미국의 경우 만 9세부터 접종을 권고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여성의 첫 경험 평균 나이가 20세 정도로 백신은 11-12세부터 맞는 것을 권고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성관계를 이미 한 여성이거나 인 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이 된 경우에 백신을 맞는 것이 효과가 있냐는 우려가 있어서 여러 연구가 진행되었고 그 결과 14-59세 까지 인 유두종바이러스 16,18형에 감염이 된 경우는 전체의 2.5% 정도로 백신을 맞으면 재감염을 줄일 수 있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만 9세부터 26세 여성에서는 접종을 하도록 권고 하고 있으며 그 이후 여성에서도 의사와 상담을 통해서 결정할 수 있다. 초등학교에 들어가고 나서는 부모님들이 아이들의 예방접종에 대하여 관심이 줄어드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지만 청소년 시기에 꼭 맞아야 하는 백신들 중에 하나가 자궁경부암 백신이다.

물론 아직 백신이 나온 지 5-6년 밖에 되지 않아서 장기적인 결과에 대한 연구가 없긴 하지만 여성에게 고통을 주는 암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인 것은 사실이며 부모님이 딸이 성인이 되기 전에 신경써야할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대한 산부인과 학회에서는 백신 접종을 하더라고 20세 이후 성관계를 갖은 여성은 1년에 한번 씩 자궁경부암 검사를 하도록 권장하며 국가 암 조기검진 프로그램에 따라 30세 이상 여성은 2년에 한 번씩 무료로 자궁경부 세포검사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