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밭두렁은 왜 태워야 하나?”

최근 건조한 날씨 속에 화재 위험성이 높아 가고 있는 가운데 봄철 산불 발생의 주범격인 논･밭 태우기 관행이 아직도 관내 곳곳에서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병해충은 수로에 서식하기 때문에 방제에 아무런 효과가 없고 오히려 천적까지 태워 농사짓는데 전혀 득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더욱이 올들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110여건의 산불 가운데 절반 가까운 50여건이 논?밭두렁과 쓰레기를 태우다 발생한 화재였던 것으로 밝혀져 농가 등 지역 주민들의 경각심 고취가 어느때 보다도 절실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 18일 오후 3시경 수북면 소재 국도변 제방에서 인근 주민의 논두렁 소각으로 추정되는 시뻘건 불꽃이 제방을 따라 번져 나가면서 갈대와 마른 풀들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하는 등 자칫 주변 전신주를 덮칠 뻔한 아찔한 순간이 발생했다.

또한 자욱한 연기가 강한 바람을 타고 도로를 잠식, 순간적으로 시야를 가린 운전자들이 곡예 운전을 하는 등 대형 교통사고의 위험성마저 제기됐다.

지난 2월에는 금성면 대곡리 주민 이 모(80세) 할아버지가 밭두렁을 태우다 불씨가 인근 야산으로 옮겨 붙어 임야 약 0.15ha를 태우는 등 우리 지역에서도 논 ･밭두렁 태우기에 의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하고 있어 이에 따른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군은 지난 2월부터 다음달 15일까지를 ‘봄철 산불조심기간’으로 설정하고 군청과 읍면사무소에 산불방지대책본부를 운영, 철저한 예방활동과 진화에 필요한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사회적 일자리 창출과 연계한 산불전문예방대원 및 산림보호감시원이 산불감시와 계도활동, 인화물질 제거 등 다양한 예방활동에 고용돼 활동하고 있으며 추월산과 금성산성 등 주요 등산로는 단계적 산불위험예보에 따라 폐쇄 및 통제할 방침이다.

또한 군은 대다수의 산불이 논･밭두렁 소각이나 등산객 실화가 주된 원인인 것으로 파악하고 화기물질을 소지한 입산자를 단속함은 물론 산림 인접지역에서의 소각행위를 일체 금지하고 있다.

군 산림과 관계자는 “농사에 전혀 도움을 주지 못하는 논･밭두렁 태우기 때문에 소중한 산림만 위협받고 있다”면서 “논?밭두렁 소각은 봄철 건조한 날씨와 맞물려 대형산불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산림과 관계자는 또 “논두렁 소각보다는 차라리 낫으로 베어 버리거나 반드시 태워야 할 경우에는 청명한 날씨에 실시하고 화재에 대비해 소화기, 삽, 동력분무기 등 산불진화 기구를 준비해 사고를 미연해 방지해야 한다”며 “법률에 따라 산림으로부터 백미터 이내에서 불을 놓을 경우 5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되므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고 밝혔다.

한편 군은 4월 중순 이후 본격적인 산나물, 산약초 채취시기가 다가옴에 따라 산을 찾는 사람들의 급증으로 인해 화재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산불 예방에 만전을 기하기로 했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