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대표적 민간정원이자 국가지정 명승인 소쇄원을 담양군에서 직접 관리키로 한 가운데 제주 양씨 종중이 이에 반발, 소쇄원 폐쇄 가능성마저 내비치고 있어 양측간 마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군은 최근 소쇄원 관람료 징수 및 보존･관리사업 조례가 군의회를 최종 통과함에 따라 19일부터 소쇄원 관람료의 직접 징수에 나서기로 했다.

군은 또 지난해 문화재청이 소쇄원의 관리주체로 담양군을 지정한데 대한 후속조치로 문화재보호법의 규정에 따라 관람료 징수를 비롯 보수･복원 등 소쇄원 보존에 관련한 일련의 사업을 앞으로 직접 관리할 방침이다.

아울러 군은 관람료를 직접 징수하는 대신 주차장 사용은 무료화해 소쇄원을 찾는 관광객의 편익 증진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소쇄원 관람료 수입은 특별회계를 통해 문화재보호기금 납부와 향후 보수복원비용으로 적립하는 한편 제주양씨 문중의 사업지원 등으로 사용하도록 명시했다.

하지만 종중측은 “소쇄원은 대대로 내려오는 사유공간임에도 군이 종중과의 합의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조례 효력정지를 신청하는 등 할 수 있는 모든 법적인 조치를 취할 것임”을 밝혔다.

특히 종중측은 소쇄원 폐쇄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며 “군이 종중의 뜻을 무시하고 강행할 경우 소쇄원을 폐쇄하는 등 극단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지역문화계 인사 박 모(55세)씨는 “소쇄원의 관리권 문제는 20년이나 이어 온 지루한 싸움으로 논쟁의 중심은 돈문제, 소유권과 권리권 분쟁 등 소쇄처사 양산보의 뜻과는 전혀 다른 세속적인 것이다”면서 “그 와중에 자치단체건 종중사람들이건 비합리적 적대감만 커졌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아울러 그는 “양측간 오랜 다툼속에 소쇄원 보존･계승이라는 본질은 퇴색되고 나라의 소중한 유산이라 할 문화재의 원형유지, 교육적 가치, 미래지향적 활용방안은 뒷전에 놓였다”며 "이로 인해 소쇄원은 자치단체와 문중이 대립하는 대표적인 문화재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고 개탄했다.

한편 소쇄원 갈등은 1991년 양씨 종중이 유료화를 추진한데 대해 군이 이를 불허하면서 표면화됐으며 이후 2005년 종중측이 문화재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적다툼으로 번졌다.

기록에 의하면 소쇄원의 주인 양산보는 후손들에게 소쇄원의 돌 하나 나무 하나라도 소중하게 보존하고 남에게 팔거나 후손 어느 한사람의 소유가 되지 않도록 당부했던 것으로 전해져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