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잦은비와 저온현상･폭설과 같은 이상기온으로 인해 담양의 딸기･토마토･멜론 등 시설하우스 수확량이 크게 떨어지고 품질도 낮아 농가들이 실의에 빠져 있는 가운데 정부가 자연재해를 인정하고 조속한 복구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하지만 지역의 대표적인 농특산물로 재배면적이 상대적으로 큰 딸기･토마토 등은 ‘농작물재해보험 적용대상이 아니다’며 정부와 전남도는 보상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어서 지역 농민들의 고통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실제로 금성면에서 3000㎡ 하우스에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 박 모(58세)씨는 “잦은 비와 일조량 부족으로 곰팡이병과 뿌리무름병이 발생해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면서 “딸기 농사를 20년째 짓고 있지만 올해같은 경우는 처음이다”고 하소연했다.

고서면에서 친환경 딸기를 재배하는 이 모(64세)씨는 “지난해 수확량의 절반은 고사하고 딸기 모종자체에 실패해 올 한해 딸기 농사를 완전히 망쳤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무정면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최 모(60세)씨는 “수확량은 평년에 비해 크게 줄고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중품’이상의 품질이 50%도 되지 않는다”고 한숨을 지었다.

농민들은 이런 사정 때문에 정부가 기상이변에 따른 생육지연과 수확량 감소를 농업재해로 인정하고 농가피해를 보전해 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전남도 등은 ‘규정에 없다’며 보상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지역 농민들은 “폭설이나 폭우로 농작물에 피해를 볼 경우 정부가 ‘특별재해’구역으로 정해 보상해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난 겨울부터 잦은 눈비에 일조량이 부족하고 기온이 떨어져 이같은 사태가 발생한 이상 농가가 어찌 해 볼 도리없는 자연재해임이 명백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농민들은 또 “농업인들이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영농의지를 갖도록 하는데는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하며 시설농가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조속한 보험확대는 물론 보험적용비율을 낮춰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전남도는 최근들어 이상기온에 따른 시설채소 재배농가 피해조사 품목을 당초 시설채소만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것을 딸기 등 모든 시설작물로 확대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군 농정과 관계자는 “최근 전남도 방침에 따라 기상 이상에 따른 지역의 모든 시설작물에 대해 피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우선적으로 일조시간 부족 및 습해 등으로 피해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는 시설하우스 내 모든 작물에 대한 피해조사를 통해 지원대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담양지역 농작물 피해상황을 살펴보면 딸기 112.9ha, 토마토 34.5ha, 멜론 4.3ha, 채소 2.3ha 등 전체 피해면적이 172.6ha에 이르는 가운데 관내 1560여 농가가 30~50%정도의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