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자녀가 동초에 다니고 있어요. 지난해 처음 방과후 프로그램을 접했을 때는 학교가…공교육이 이렇게 좋은 줄 몰랐어요.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는데 지금은 아이들의 영어,수학 실력이 갈수록 좋아지고 있어 믿음직하고 안심이 돼요….” 라고 말하는 그녀는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복음을 전하는 듯했다. 4학년 박슬비, 2학년 박성욱 학생의 어머니인 최선임(40)씨의 말이다.

동초등학교의 방과후학교 프로그램은 교과 관련 11개 프로그램 47개반, 예체능 프로그램으로 8개 프로그램 10개 반을 운영하여 학력신장은 물론 학생들의 꿈과 목표를 실현시켜 주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어 주목받는 학교가 되고 있다.

특히 방과후학교 프로그램 중 ‘원어민 Talk영어’나 ‘원어민 영어동화 읽기’, ‘가야금교실’ 등은 흥미중심교육을 하고 있어 소위 학생들에게 ‘짱’인 프로그램이다.

‘Talk원어민영어’ 방과후 프로그램 수업을 받는 5학년 최지수 학생은 “영어학원을 다녔지만 지금은 원어민 선생님하고 공부하는 영어가 더 재밌다”며 “비싼 학원비 안들여도 영어공부를 더 잘하게 됐다”며 수줍게 웃었다.

특히 원어민 영어동화 읽기 프로그램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절로 미소를 머금게 하는데 원어민 교사 존(John)이 이유다.

부리부리하게 큰 눈과 큰바위 얼굴을 가진 존이 아이들 앞에서는 사정없이 무너져 내리기 때문이다.

아이들에게 영어 동화책을 읽고 이해시키는 과정에서 아이들이 빨리 이해를 못하면 얼굴표정과 손짓, 발짓 모두를 동원해 이해하도록 만들고 만다.

여기에 야외수업까지 하고 있어 아이들은 원어민교사 존을 삼촌처럼 따랐다.

이날도 존은 영어단어 맞추기 놀이를 하는 ‘빙고게임’을 아이들과 함께 야외에서 하고 있었다.
영어원서동화책 ‘Green Eggs And Ham'을 공부하고 난 직후에 5학년 이 수 학생은 “오늘 배운 녹색 계란노른자 이야기에 관한 내용이 정말 재미있다. 예전에는 몰랐던 내용의 동화를 알게 되면 생활에 필요한 것들이 많다”며 어른스럽게 자근자근 일러주었다.

또 서울예중에 가고 싶다는 6학년 김보미 학생은 “판소리를 하기 때문에 가야금도 해야 하는데 담양에는 가야금 학원도 선생님도 없는 상황이라 안타까웠다”며 “학교에서 작년에 가야금교실이 생겨 정말 좋다”고 활짝 웃었다.

가야금 교실은 김선경 음악교과 교사가 맡고 있으며 “동초등의 방과후학교는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해서 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신나게 적극적으로 배운다”고 말했다.

“사교육비가 안들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게다가 실력까지 쑥쑥 자라는 걸 보는 부모의 마음은 더없이 흡족하다”는게 학부모들의 반응인걸 보면 동초등의 방과후 학교는 학부모들이나 학생들 모두에게 만족감을 주고 있는 듯이 보였다.

한편 동초등학교는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사교육없는 학교’로 지정되어 학부모들의 호평속에 자리매김 되고 있다.

사교육없는 학교로 지정되면서 아이들의 실력향상 뿐 아니라 학부모들의 가계부담도 상당금액 덜어주고 있어 그에 대한 기쁨 또한 크다는 여론이다.

이에 대해 ‘질높은 방과후학교 운영’이 중요하다는 민영방 교장은 “학생들의 교과학습의 중추가 되는 국어, 영어, 수학의 실력향상에 힘을 쏟으면서도 특기나 적성을 살릴 수 있는 예체능계열 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 교장은 교육방법에도 철저한 수준별 교육을 실천한다고 자부하고 있어 학부모들이 학교에 거는 기대 역시 만만치 않다.

또한 동초등학교가 방과후학교를 통해 사교육없는 학교로 자리잡아가는 데에는 학생과 학부모, 교사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동초등학교는 사교육을 줄이고 방과후학교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사교육없는학교운영위원회’를 따로 만들어 토의와 토론을 거쳐 학교, 학생 모두에게 맞는 학교운영을 실현해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는 부분이다.

이에 따라 민 교장은 “사교육비 절감에 앞장서는 학교로 우뚝설 수 있게 된 것이나 학교교육과정 자율화 우수학교로 선정되어 교과부장관상을 받은 것은 학부모들과 교사들의 노력의 결실이다.”며 “선임 교장들이 해놓은 일에 조금만 보탠 것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동초등학교 총학생수의 사교육비 절감액은 월 4천만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른 방과후학교 수강학생은, 학생 1명당 평균 2강좌를 수강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동초등학교의 ‘반딧불공부방’은 맞벌이 학부모의 시간적,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있어맞벌이 부모에게는 구원자역할을 하고 있으며, ‘자율학습 동아리 운영’은 학생들 스스로 공부 습관을 만들어가는 데 안내자 역할을 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기대도 커가고 있다.
/이정화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