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잦은 봄비로 70% 저수율을 보이고 있는 월산면 소재 신계정수장

유난히 잦은 봄비에 시설하우스 등 농가들은 울상인 반면 상수원의 저수량이 늘면서 예산절감 등으로 군 상하수도사업소는 희색을 띄는 등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달부터 담양지역에 잦은 비와 흐린 날씨가 이어지면서 일조량이 평년 수준을 크게 밑돌아 과수와 시설원예작물 피해가 크게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본격적인 황사철마저 도래하면서 황사먼지 침적에 따른 오이, 애호박, 고추 등 농작물과 가축의 호흡기 질환 발생 등의 피해마저 우려되고 있다.

담양군에 따르면 올해들어 현재까지 담양지역의 평균기온은 예년에 비해 0.6℃가 낮고 강수량은 평년보다 무려 75mm가 많은 207mm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일조시간은 평년에 비해 18.4시간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강수량이 늘고 일조량이 줄어들면서 딸기, 멜론, 수박 등을 재배하는 관내 시설하우스에서는 최근 덩굴마름병, 잿빛곰팡이병 등이 확산되고 있어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농민들은 우기가 장기화될 경우 각종 병해충과 더불어 열매가 제대로 열리지 않고 과육이 쉽게 상하는 등 상품성이 떨어져 심각한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군농업기술센터(소장 장풍환) 관계자는 “잦은 비로 인한 일조량 부족으로 딸기, 멜론, 참외 등 시설과채류 농작물의 생육이 늦어지고 높은 습도로 곰팡이병의 피해도 우려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조량 부족과 과습이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진 딸기 잿빛곰팡이병

그는 또 “일조 부족에 따른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는 주간에 시설하우스 천장과 측창을 이용해 환기를 자주 시키고 토양 수분 함량을 줄여 뿌리 활력을 높여야 한다”면서 “병에 감염된 잎이나 과실은 일찍 제거해 착과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가 하면 최근 잦은 봄비로 관내 상수원의 저수량이 눈에 띄게 증가하면서 봄철 식수부족 현상을 크게 해소하고 상수도 예산마저 절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상하수도사업소 관계자는 “올들어 신계저수지 등 관내 상수원의 저수량이 크게 늘면서 평림댐으로부터 그만큼 적은 양의 물을 구입하게 돼 상당 예산을 절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20일 현재 신계정수장의 저수율은 70%로 이는 작년 3월 34%에 비해 2배이상 높은 수치이다.

군 관계자는 또 “작년엔 가뭄이 들어 메마른 산야에 비가 내리면 많은 양이 땅 밑으로 스며들었지만, 올해는 많은 양의 비나 눈이 그대로 하천으로 유입되고 있어 저수량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예년보다 자주 내린 비로 봄철 산불이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아 군 산림과는 크게 안도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마냥 즐거워 할 수만은 없는 노릇. 잦은 봄비로 나무심기 사업이나 해충 방제사업은 착수가 늦어지고 있다.

군 산림과 관계자는 “봄철 산불방지, 나무심기 등 현안사업을 추진하는 마음이 ‘짚신장사와 나막신 장사’를 둔 부모 심정”이라며 “다가올 건조기를 대비해 산불방지에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만반의 준비를 갖추는 한편 날씨가 허락하는 대로 나무심기 등 산림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