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화 시작전 진품명품 제작진들이 100여점의 의뢰품을 보고 있는 장면

▲ 가짜나 중국제, 일제 강점기 때의 의뢰품들을 의뢰인에게 돌려주는 장면

국내유일의 고미술품 감정 프로그램인 KBS ‘진품명품’이 우리고장 담양을 찾았다.

지난 16일 문화회관 소공연장에서 ‘TV쇼 진품명품’ 녹화 행사가 1시간이 넘게 진행돼 골동품을 가지고 나온 주민들뿐 만 아니라 구경 온 군민들로 만원, 녹화장인 소공연장을 가득 메웠다.

이날 ‘TV쇼 진품명품’담양출장 감정은 김기만 아나운서의 진행과 함께 4명의 감정위원, 프로그램 담당자와 100여명의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녹화가 시작됐고 가장 먼저 감정을 받은 의뢰품은 대덕면 부면장인 유근영씨의 목판(인쇄용)이었다.

박달나무로 만든 이 목판은 책 표지(옛날에는 그림 같은 문양을 넣어서 표지로 씀)를 찍어내는 용도로 쓰였는데 문양이 손상되지 않고 그대로 보존돼 200여년이 지난 지금도 원래의 모양과 다를 바 없어 200만원의 감정가와 함께 관객들로부터 환호와 박수갈채를 받았다.

두 번째 의뢰품은 양녕대군의 후손들이 많이 소장하고 있다는 고서.

‘1797년 정조 임금 때 출판된 책’인 이 고서는 군인들이 보던 병법서라는 설명이었다.

감정위원은 "한글을 연구하는 중요한 자료로도 쓰일 수 있는 귀한 책"이라는 설명과 함께 200만원의 감정가를 매겼다.

세 번째 출품작은 모란 문양이 있는 도자기.

이 도자기는 원율리 이장을 지낸 송평수씨가 가지고 나와 “부친이 소장하고 있었던 물건이라 좋은 물건일 것 같다는 생각을 평소에도 하고 있었다.

그동안 다락방에서 보관해오던 것.”이라며 조금은 쑥스러운 듯 조심스럽게 감정을 의뢰했다.

먼지를 쓰고있다 나왔을 것 같은 이 분청자기는 음각을 이용한 방법으로 연꽃같은 문양을 만들어낸 것이라 아주 귀한 물건이라는 평. 그림이 특이하고 주둥이 파손이나 흠집이 없이 보관상태가 좋은 관계로 이날 출품작중 최고가인 1500만원의 감정가를 받았다.

순간, 장내는 떠들썩했다.

우레와 같은 박수가 터져나왔고 장내 주민들의 부러움뿐 만 아니라 사회자의 "와우 1500만원!"의 감탄사까지 더해 녹화장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송씨는 “생각지도 않은 감정가가 나와 기쁘기도 하지만 보관하는 걱정도 늘었다.”면서 “값이 비싸다는 것은 그만큼 귀중하다는 것이니 가보로서 대대로 이어가게 할 것.”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네 번째로는 담양골동품 경매장의 김해영 이사가 들고 나온 10폭짜리 병풍이었다.

100년 된 채색이 선명해보일 정도로 고급 채색 물감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감정위원의 설명처럼 모란이나 국화 꽃이 화려하게 돋보이는 병풍이었다.

김이사는 “담양경매장을 운영하면서 경매를 통해 구입한 물건”이라며 골동품에 대한 식견을 피력하자, 김기만 진행자는 “어떤 물건인지만 알려주고 가격은 알려주지 않겠다.”며 너스레를 떨어 관객들로 하여금 또 한 번 박장대소하게 만들었다.

이 병풍은 새색시들이 시집갈 때 가져가는 물건으로 그 당시에는 병풍을 지참하고 시집을 가야 잘 산다고 하는 필수품이었다고….

고가 골동품에 대한 감정이 끝나자 주민들은 각자 가지고 나온 크고 작은 물건들을 감정위 원들에게 보이며 감정가를 확인했다. 감정가를 확인한 주민들의 얼굴은 희비가 엇갈렸다.

또 어떤 주민들은 중국제품을 골동품이라고 가지고 나와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으며 또 다른 주민들은 중국에서 만든 소위 ‘짝퉁’을 들고 나와 한바탕 웃게 만들었다.

‘짝퉁’을 가지고 나온 주민은 “진품명품 녹화 장면을 보면서 감정위원들의 설명을 듣고 나니까 골동품을 보는 안목이 조금은 생긴 것 같다.”며 “진품명품이 우리고장을 찾아주어 골동품에 대한 관심을 더 갖게 됐다.”고 말했다.

KBS1 ‘TV쇼 진품명품’은 전국방방곡곡의 고미술품을 찾아 가치를 재조명하고 우리의 문화유산을 소중히 지키기 위한 최초의 ‘골동품’ 감정 프로그램으로 이날 녹화된 '담양편'은 4월 4일 오전 11시에 방영된다. /이정화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