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이면 누구나 두말 할 필요 없이 公約을 내건다. 작은 모임을 위한 약속이건, 일정한 지역을 위한 정책이건, 한 나라를 위한 vision이건 한번쯤은 고민보다 깊은 로댕의 고뇌의 사색 길을 걸어가 본다. 한 개인의 사심이 없이 출발한 우리(We)를 위한 公約은 가끔은 엉뚱하게 한 개인( I )의 이익을 위한 供約으로 초점을 맞추어 움직이는 수가 있다. 즉, 처음 출발은 글자 그대로 공익을 위한 公約이었으나, 결론적으로는 부적절한 행동이나 법적인 심판의 결과로 貢約 또는 空約에 도달하는 것이다.

그러면 우리가 말하는 진정한 公約이란 과연 어떤 것을 말하는 것일까. 진정한 공약이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져야 할까 하는 진지한 고뇌의 물음이 없다면, 무심코 내건 공약 하나가 결국은 모임이나, 지역이나, 한 나라에, 개인적 손해와 지역발전의 제자리걸음, 한 나라의 국익과 공신력을 떨어뜨리는 엄청난 파장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적어도 좋은 公約의 구비요건은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공약이어야 한다.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은 현실성을 이미 담보하고 있고, 실현가능성이 80% 있다는 것이다. 현실성과 실현가능성의 결여로 일정한 기대효과나 파급효과가 없다면 공약으로서 실을 바늘허리에 묶어 사용하는 것과 같다. 또한 구체적이지 못한 공약은 너무나 아름다운 시인의 이상과 공상으로 끝날 것이다.

검증이 가능한 공약이어야 한다.
대부분의 공약이 일반적 신뢰성을 잃어 공약이 글자 그대로 메아리가 되는 경우가 많다. 검증이 일정한 수학적 공식이나, 수리학적 계산을 통해 일정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거나, 과학적 검증방법을 통한 귀납적 결론이 도출되어야 한다. 또한 경제적 원칙에 입각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을 때 좋은 공약이라고 할 수 있다.

나를 위한 공약이 아니라 우리를 위한 공약이 되어야 한다.
공약의 출발은 아름다웠지만 결론적으로, 법적인 심판으로, 한 개인을 위한 이익으로 발전을 했을 때는 결코 바람직한 공약이라고 할 수 없다. 사람들은 이것을 특혜라는 육두문자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우리를 위한 공약만이 우리시대에 가장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다.

공약은 어느 정도 지속가능해야 하고 일회성은 회피되어야 한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선심성 공약이나 일회성 공약은, 대부분 공약의 구비요건은 외형적으로 갖추고 있으나, 실제로는 진정한 의미의 공약으로 볼 수가 없다. 선심성 공약의 특징은 대부분이 일회성이고, 개인의 생색내기 위한 요건을 갖추고 있으며, 경제적 의미로 파급효과가 매우 약하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일회성 공약을 지양하고 장기적인 공약들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런 공약의 요건을 갖추고 개방된 장소에서 토론의 과정을 냉정하게 걸쳐야한다. 대부분의 공약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고 집행되기 때문에, 여러 사람이 참여해서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면 정말 좋은 공약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공약에 신뢰성과 정직성이 보강되고, 개방성에 의한 공신력은 공약으로서 경제적 효과마저 극대화 시킬 수 있다. 건물을 지을 때 설계도의 중요성에 대해 백번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바로 진정한 의미의 공약은 건물의 설계도와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좋은 공약을 만드는 것은 그리 만만하지가 않다. 뼈를 깎는 고통에서 아름다운 사리가 탄생하는 것처럼 좋은 공약은 정치인의 생명과도 직결되는 것이다.

이제 곧 선거철이 찾아온다. 우리 유권자들이 좋은 공약을 찾아내는 정치인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박수를 보내주었으면 한다. 나 자신도 하나의 공약을 만들어 낼 때마다 친구들에게 가벼운 충고처럼 말하는 공약이 아니라, 내 아픈 아들에게 치료약을 찾아 먹이는 부모의 입장에서, 개인을 위한 공약이 아니라 진정한 우리를 위한 공약이다. 그래서 내가 만든 공약 속에는 이미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삶과 미래를 이룰 수 있도록 염려하고 배려하는 것이, 내 아름다운 공약의 마지막 결론이자 최종 목적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