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전화금융사기)이 날이 갈수록 지능화되면서 이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예방대책 마련과 함께 세심한 주의가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미 잘 알려진 사기수법인데다 언듯 쉽게 상식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범죄행위라고 생각하면서도 피해자들은 여전히 속출하고 있으며, 범죄를 예방할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데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범죄유형도 기존에는 건강보험공단 직원이나 우체국 직원 사칭, 대출알선 미끼로 통신료를 챙기는 수법, 신용카드 직원 사칭 등에서 관계기관의 단속이 강화된 이후 최근 들어서는 자녀납치를 가장하거나 검찰수사관, 여론조사기관 사칭, 이성으로부터의 문자메시지는 물론 아예 보이스피싱 주의 홍보 사칭 등 갈수록 지능화되고 있는 추세여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담양경찰서(서장 안병갑)에 따르면 담양 관내에서 발생한 전화금융사기사건은 2007년 8건(피해액 4900만원), 2008년 17건(피해액 1억9000만원), 2009년 12건(피해액 2억5000만원) 등 모두 37건, 피해액은 무려 4억89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뿐만 아니라 경찰과 금융기관, 개인고객 등의 요청에 의해 예금계좌를 지급 정지했거나 지급정지 했다가 해제한 건수 외에 소액이거나 신고절차 등을 몰라 접수되지 않은 건수 등을 고려한다면 실제로는 피해 규모가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보이스피싱 피해는 주로 농촌지역 노령층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피해금액도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에 이르는 등 대부분 피해자들이 어렵게 모아둔 쌈짓돈이 범죄집단의 계좌로 속절없이 빠져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해 11월 20일 담양읍 소재 새마을금고 내 365코너에서 주민 전모(70세)씨가 현금지급기를 자주 조작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창구직원 이모(25ㆍ여)씨가 보이스피싱을 의심해 곧바로 제지, 통장에서 9000만원이 전화금융사기단에 빠져나가는 것을 막기도 했다.

담양경찰서 이정호 수사지원팀장은 “담양지역 피해자는 대부분 노인들로 자녀들이 보내준 용돈을 모아뒀다가 전화 한 통에 모두 날려 버림으로써 그로 인한 상실감이 다른 계층에 비해 매우 심각하다”며 “노인들에 대한 전화금융사기 홍보가 절실하다고 판단해 수시로 읍ㆍ면 지역을 순회하며 계도 활동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정호 팀장은 또 “보이스피싱 피해 최소화를 위해 경찰ㆍ관내 금융기관 관계자회의를 개최하는 등 피해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금융사기 등으로 의심되는 전화를 받으면 바로 끊거나 상대방이 불러준 계좌번호를 알아내 경찰에 바로 신고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담양경찰서 관계자는 “현금단말기에서 전화통화가 근본적으로 차단되면 보이스피싱 범죄행위가 실제 피해로 이어지기 어렵기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 양산을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관내 각 금융기관 내 현금단말기 주변에 청원경찰을 배치해서라도 숫자를 따라 부르며 단말기번호를 누르는 사람을 보면 바로 강력 제지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편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 광주ㆍ전남지역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피해는 총 300건으로 피해액은 무려 26억원에 이른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