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내 불법으로 설치돼 있는 밀렵도구를 수거하고 있는 모습

최근 야생동물 밀렵이 기승을 부리면서 관내 산야 곳곳에서 밀렵꾼들이 설치해 놓은 밀렵도구들이 잇따라 적발돼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는 가운데 군이 본격적인 밀렵 단속에 나서 주목된다.

군은 지난 26일 월산면 용흥리 일원에서 공무원, 수렵협회 회원 등 30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밀렵도구 제거 및 밀렵ㆍ밀거래 금지 홍보행사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참여자들은 야생 동ㆍ식물 보호에 솔선 참여하자는 다짐과 함께 야생동물들이 안심하고 생활해 갈 수 있도록 산림내에 불법으로 설치돼 있는 40여개의 올무, 덫, 창애, 뱀그물 등 밀렵도구를 수거했다.

한편 밀렵도구의 대표격인 올무는 노루가 다니는 길목마다 가느다란 철사 줄을 나무에 매달아 노루의 목을 조이는 도구로 지난해 겨울 지역 환경보호단체에 의해 올무에 걸려 죽은 지 한 달 이상 된 듯 부패정도가 매우 심한 노루 사체가 발견되기도 했다.

또한 창애는 날카로운 쇠로 만든 톱니바퀴 형태의 덫으로 야생 오소리 등이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톱니가 순식간에 발목을 물어 결국엔 처참하게 죽게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창애는 야생동물들의 이동통로에 풀이나 낙엽 등으로 위장 설치돼 있는 경우가 많아 자칫 사람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살상용 도구도 될 수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한 형편이다.

지난해 3월 올무에 걸린채 발견된 노루가 처절한 모습으로 절규하고 있다

월산면 주민 김 모(48세)씨는 “밀렵은 인간의 보신(補身) 탐욕이 부르는 전형적인 생명 죽이기이자 생태계를 파괴하는 악질적인 범죄다.”며 “야생동물을 먹어야 건강해질 수 있다는 우리사회에 만연한 그릇된 보신 풍조도 이젠 개선할 때가 됐다.”고 개탄했다.

또 다른 주민 문 모(55세)씨도 “지속적으로 밀렵 단속을 실시하고 있다지만 불법이 근절되지 않는 이유는 밀렵꾼들을 붙잡고도 대부분 불구속 입건되거나 소액 벌금형에 그치는 등의 미온적인 처벌관행도 한 몫하지 않았겠냐?”며 관계 당국을 질타했다.

문 모씨는 또 “앞으로는 상습범이 아닌 초범일지라도 구속수사를 원칙으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밀렵도구를 제작ㆍ판매하는 사람도 엄벌해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군은 최근 야생동물의 개체수가 급증하고 불법행위의 지능화ㆍ전문화 등으로 단속의 어려움을 틈타 야생동물 밀렵ㆍ밀거래 행위가 성행할 것으로 보고 지속적으로 밀렵 우려지구와 건강원, 밀렵도구 제작소 등 관련업소를 대상으로 밀렵ㆍ밀거래 특별단속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편 영산강유역환경청은 검찰과 합동으로 지난해 광주ㆍ전남지역에서 겨울철 야생동물 밀렵ㆍ밀거래 특별단속을 실시해 107명(103건)을 적발해 야생동식물법 위반으로 사법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