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해, 그것도 상서로운 백호의 해라며 나라와 가정에 좋은 일만 생기길 소망했던 것이 바로 엊그제 같은데 해가 바뀐 지 벌써 한 달이 다 되간다. 그러나 아직, 우리의 바람이 채 식을 시간이 된 것 같지도 않은데 나라 안팎에서 들려오는 소식은 그리 밝지만은 않다.

나라 밖에서는 중남미의 아이티라는 최빈국에서 강진이 발생해 수만 명이 숨지고 유럽 곳곳에서는 폭설과 혹한으로, 남반구 호주에서는 섭씨 40도가 넘는 무더위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나라 안에서는 다소나마 회복 조짐을 보이던 경제가 중국의 출구전략 예상 등으로 원화와 유가, 그리고 금리가 상승할 조짐을 보이면서 여기저기서 우려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나라 경제가 이럴진대 지역은 더 더욱 말할 나위 없다. 경제의 활력은 떨어지고 인구는 계속 감소해 가고 있다.

담양의 경우 주민등록 인구로 볼 때 이미 5만이 깨져 2009년 12월 31일 기준으로 2만431세대 4만7,886명에 지나지 않고, 올해 특별회계를 포함한 전체 예산 2천629억원 가운데 지방세는 172억원으로 재정 자립도가 14.1%에 불과 한데다 실질적으로 경제 발전을 선도하는 2찬 산업 비율이 12%로 1차 산업 60%에 비해 너무도 낮은 점을 감안하면 주민들의 삶의 질이 어떠한 지는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지난해 말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가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와 공동으로 전국 230개 시군구 가운데 서울과 광역시의 69개 구를 제외한 163곳의 기초생활권 시군을 대상으로 지역경쟁력지수와 생활여건지수, 그리고 지역경제력지수 등을 분석한 결과를 보면 담양은 생활여건지수의 자녀교육 여건에서만 전국 10위를 차지했을 뿐 인구 증가율과 경제활동 인구수 등을 평가한 주민 활력지수와 생활환경, 의료 및 복지, 문화 여가, 주거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생활서비스 지수에서도 상위 50위권에 들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 결과가 이렇게 나왔다고 우리가 지금 주저앉거나 변화를 위한 발걸음을 서둘지 않는다면 담양은 영원히 낙후된 지역으로 남아 앞장서 달려가는 다른 지역을 부러운 눈초리로 쳐다봐야만 할 것이다.

21세기의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올해 필자는 앞으로 10년 안에 우리의 고장 담양을 인구 10만 규모를 가진 전국 10대 부군으로 만들어 나가자는 화두를 던지면서 소득과 인구를 늘리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법 몇 가지를 피력하고자 한다.

먼저, 농업이 담양 산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전국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농업 강군(强郡)을 만드는 것이다. 쌀을 전국 12대 브랜드로 키우고 딸기와 방울토마토, 멜론, 포도, 단감 등 5대 원예과수 브랜드 파워를 전국 1, 2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며 생산에서 가공, 유통까지 모든 과정을 일원화 시켜 농민들이 판로 걱정 없이 오로지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한다면 농가 소득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다. 또 축산 농가를 위해 횡성 한우를 능가하는 ‘담양 한우’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죽녹원과 관방제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을 하나로 묶어 전국 제1의 녹색 관광벨트를 만들고 추월산과 가마골, 금성산성, 담양호 일대에 대규모 관광타운을 조성하고 가사문화권과 한재골 등을 대상으로 그 성격과 여건에 맞는 관광지를 조성해 관광을 담양의 신 성장 동력으로 집중 육성했으면 한다.

셋째, 각 읍면에 단계별로 1개의 산업단지를 조성해 광주의 광산업 등 광역경제권과 연계된 첨단 무공해 기업을 유치하여 산업 구조의 고도화를 도모하고 기업하기 좋은 담양을 만들어 가야 한다.

넷째, 최근 경북 영천에 밀려 유치가 좌절된 경마장 유치에 다시 나서는 것이다. 경마장은 사행성을 조장한다는 일부 비판론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유치만 된다면 600억원의 지방세는 물론이고 1천 여 명의 신규 고용이 발생해 엄청난 경제 유발 효과가 예상된다. 여기에 음식업과 숙박업, 생활용품 판매장 등의 동반 성장으로 신도시 형성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말 산업과 관련한 대체농업 육성으로 새로운 소득원 창출이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군민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전제로 광주와 담양의 통합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해 봤으면 한다. 통합으로 인한 장단점이 있겠지만 달성군의 경우 1994년 3만5천세대 11만2,806명이던 인구가 1995년 3월 1일 대구광역시와 통합된 뒤 같은 해 인구가 12만662명으로 증가한 이후 매년 인구가 꾸준하게 증가, 지난해 12월 말 현재 6만1,955세대 17만8,477명으로 늘고 경제 활력 또한 커졌다는 점을 참고했으면 한다.

민선 4기가 끝나고 민선 5기가 시작되는 올해 지난날의 갈등과 분열을 깨끗이 씻어내고 우리 모두 우리의 고장 담양을 위해 손에 손을 잡고 다함께 앞으로 나아갈 것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