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시행을 목표로 추진 중인 연구개발(R&D)비용 세액공제 개편안이 대기업에 혜택이 집중되는 ‘부자감세’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효석 의원(민주당, 전남 담양·곡성·구례)은 지난 13일 국정감사 자료를 통해 “정부가 현재 R&D 세액공제를 받고 있는 기업들의 약 절반 정도를 (세액공제) 신규조치 대상으로 지정한다고 가정할 경우 실제 세수감소액은 약 1조5000억원에 이르고, 감세혜택은 약 96%의 대기업에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는 앞서 투자촉진 정책의 일환으로 원천기술과 신성장동력산업에 한해 R&D투자비용에 대한 세액공제율을 현행 당기분 3~6%(중소기업 25%)에서 당기분 20~25%(중소기업 30~35%)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단, 현행 전년대비 투자비용 증가분의 40%(중소기업 40%) 세액공제 혜택을 받고 있는 기업들은 신규제도를 적용할 경우 오히려 불리해질 것을 우려, 현행제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연간 8,000억원 정도의 세수감소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의원은 “대기업에 적용되는 세액공제율이 현행보다 무려 5배 정도 높아지기 때문에 감세혜택이 대기업에 집중된다”며 “약 500개 대기업은 기업 당 29억원의 감세혜택을 받는데 반해 약 7,800개의 중소기업은 기업 당 430만원 혜택을 받는데 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기업의 경우 신규대상 지정 여부에 따라 감면혜택이 5배나 차이난다”며 “예를 들어 연간 1,000억원을 R&D 비용으로 지출하는 경우 신규대상으로 지정되면 매년 200~250억원의 감세혜택을 받지만, 지정되지 못할 경우 30~60억원의 혜택만 받게 돼 200억원의 차이가 발생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원천기술’이나 ‘신성장동력산업’이라는 말은 대단히 자의적”이라며 “정부가 감면 대상을 자의적인 잣대로 시행령에서 정한다는 것은 조세법률주의를 무시한 행정권 남용”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