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축협 김산수 조합장이 선거법 위반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일부 혐의가 사실로 확인되자 일고(一顧)의 미련없이 사표를 던졌다.

그는 “나에게 표를 준 지지자들과 조합원들에게 더 이상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내가 사표를 내더라도 나의 과오는 지울 수 없지만 조합이 원점에서 잘 돌아갈 수 있다면 그로써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며 과감히 옷을 벗었다.

그의 말대로 지난 조합장 선거 과정에서 있었던 선거법 위반은 벗어날 수 없는 그의 몫으로 남아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을 것이지만, 그가 보여준 일단의 행동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지역사회에 어떤 신선함을 남기고 있다.

어느 기관, 어느 단체의 지도자든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고 깨끗이 물러나는 모습을 보기 어려운 요즘 세태에서 그는 아주 짧은 시간에 간결하고 깨끗이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번 김산수 조합장이 옷을 벗는 모습에서 우리는 희망을 엿볼 수 있어야 하며 또 하나 우리가 무관심하고 간과(看過)했던 것을 배워야 한다.

예나 지금이나 우리 주변에는 선거직이든 선거직이 아니든 그 알량한 ‘자리 욕심’ 때문에 여러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결백’ 을 주장하거나 ‘억울함’을 호소할 사안이라면 당연히 그렇게 해야 마땅하나, 이미 확인되고 결정난 사실을 부인하며 끝까지 자신만을 고집하는 사람, ‘추접’하고 ‘억지’ 처럼 느껴지는 상황에서도 주변은 아랑곳없이 아집을 부리고 버티며 ‘자리욕심’을 내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그런 부류의 사람들은 김 조합장에게 한 수 배워야 한다.

무릇 작든 크든 한 집단의 지도자로서 범법 행위가 문제가 되었다면, 자리에 연연하기 보다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과오(過誤)를 뉘우치고 깨끗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지도자
로서 그런 용단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면 ‘인격미달’ ‘함량미달’로 지역사회가 그를
지적하고 견제해서 그 책임을 반드시 묻도록 해야한다.

불행이도 우리 담양에는 아직 그런 지도자, 그런 지역사회 여건이 성숙되지 못해 항상 아쉬
움이 남아있다. 그래서 이번 담양축협 김 조합장의 행동은 ‘용기있는 결단’ 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