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양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부의장, 상임위원장들이 자신들의 판공비를 대부분 밥값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나 말썽이다.

공무수행을 보다 원활하게 하자는 의미에서 연간 일정한도액을 비교적 자유롭게 쓰도록 한것이 ‘판공비’ 라고는 하지만 어찌 밥값을 계산하는데 그리 많은 돈을 썼을까 싶다.

본지가 최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입수한 담양군의회 의장, 부의장, 3개 상임위장들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에 의하면 이들은 의원간담회, 직원간담회, 의정협조자간담회, 유관기관간담회, 지역사회단체간담회 등 ‘000간담회’ 명목의 식사비로 판공비의 거의 대부분을 지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간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에 이르는 판공비를 “그저 밥 먹는데 썼다”는 얘기다.

담양군의회는 의장의 판공비로 연간 2,772만원, 부의장 1,380만원, 상임위원장들은 각 900만원을 판공비로 쓸 수 있게 해놓았다. 의장은 한달에 231만원, 부의장은 115만원, 상임위원장들은 75만원을 쓸 수 있는 것인데 이들의 지난해 판공비 집행실정을 보니 너나없이 모두 판공비의 99% 이상을 아낌없이 썼다.

5명 모두 자신에게 주어진 수백,수천만원의 판공비를 단돈 몇 천원에서 몇 만원만 남기고 다 썼다. 그것도 이사람 저사람, 이 단체 저 단체와 간담회를 하면서 밥 먹는데 대부분 썼다는 얘기다.

그렇게나 많이 쓴 밥 값 중에 일부라도 떼어 오늘도 군청 앞 마당에서 생존권 싸움에 매달리고 있는 무정 크락샤민원 주민들을 위해 몇 푼이라도 썼는지 묻고싶다.

“한심하다는 질책에서 나아가 씁쓸한 심정마저 든다”는 게 의회를 바라보는 군민들의 시각이다. 이들이 같은 날 이중, 삼중으로 판공비를 지출하는 납득 못 할 사례도 상당수 있지 않을까 그것도 심히 걱정스럽다.

판공비(辦公費)는 “공무를 수행하는 데 지출되는 모든 비용, 또는 그런 명목으로 쓰는 돈” 으로 규정하고 있다. 원활한 직무수행을 위해 직무관계자와 민원인, 주민들에게 여러 가지 용도와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한 업무추진비가 바로 ‘판공비(辦公費)인 것이다.

이러한 취지와 목적 아래 책정한 판공비는 군의회나 상임위원회 운영과 홍보, 대외활동, 대민접촉 및 민원해결, 유관기관과의 협조, 직책수행 등 포괄적이고 공적인 직무수행에 쓰는 게 마땅한 일이다.

공무수행과 관계없는 사사로운 용돈으로 쓰거나 자신의 선거용도로 사용해서도 안 되지만 필요이상으로 밥을 사고 접대하는데 치중해서도 안 된다. 책정된 판공비라고 해서 무작정 다 쓰고 보자는 무책임 또한 경계해야 할 일이다.

판공비가 사적용도로 쓰이거나 낭비되고 있을지 모른다는 주민들의 의혹이 생기기 시작하면 투명성과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