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문순태(전 광주대 교수)의 글과 사진작가 오상조(광주대 사진영상학과) 교수의 사진이 만나 사진이 있는 에세이집 제1호 '생오지 가는 길'이 눈빛출판사에서 최근 출간됐다.

'생오지'는 문 작가가 광주대 문예창작과를 정년퇴임한 뒤 고향마을 인근에 정착해서 집필과 창작활동에 전념하고 있는 담양군 남면 용연마을에 붙인 토속적인 이름.

작가 문순태는 이번 사진에세이집에 무등산 뒷자락 깊은 골짜기 마을인 '생오지'에 들어와 살면서 쓴 50편의 짧은 에세이들을 통해 사라져버린 것들의 단상과 삶의 편린들을 잔잔한 어조로 기술하고 있다.

작가는 책속에 사람을 비롯해 산, 나무, 꽃, 새 등의 것들과 지난 시절, 그리고 현재 작가의 가슴 속에 찾아 든 감성들이 자리하고 있는 등 잔잔하면서도 깊은 애정을 담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 이야기 마다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애착을 지닌 사진작가 오상조 교수의 사진작품들이 자리하고 있어 글과 사진을 감상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문순태 작가는 책머리에서 “소설가나 시인은 과거를 통해 현재를 보고 싶어 하고, 사진가는 현재를 통해 과거를 보려한다”고 적고 있다.

이번에 수록된 시들은 작가가 생오지에 들어간 이후 쓰여진 것들로 아름다운 풍경과 마음안 서경이 일치돼 절로 감탄이 터져나온다.

한편, 담양 출생인 작가 문순태는 조선대 국문과를 졸업, 1973년 '한국문학' 신인상에 '백제의 미소'가 당선돼 등단, '징소리', '철쭉제', '걸어서 하늘까지', '타오르는 강' 등 다수의 작품을 펴냈다.

사진을 담당한 오상조 교수는 전북 장수 출신으로 '청학동 사람들', '운주사', '동구밖 당산나무' 등의 사진집을 통해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애착을 보여왔으며 한국사진학회 회장을 역임했다. / 김상민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