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길웅(본지 논설위원, 서강전문학교 학장)

현 정부는 교육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차별화의 교육을 위해 자율학교를 만든다든가, 고교선택제를 광역권으로 확대하는 방안이나,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심야교습금지법안을 만드는 일에 경쟁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있다.

그러나 무엇 하나 명쾌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다시 말해 공교육의 내실(內實)화를 기하여 사교육비 절감문제를 해결하고, 입시경쟁의 합리화와 국제적 경쟁력에서 뒤지지 않는,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대안이 합당하지 못하다는 말이다.

특히나 사교육비 절감문제는 첨예한 문제가 되고 있어 얼마 전 교육과학기술부에서는 사교육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하지만 학원가에서는 냉소적 반응이 일색이었고, 조이는 마음은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그 이유는 무엇을 뜻하겠는가. 종전의 대책과 특별히 달라진 것이 없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또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사람도 있었다. 학교 선생님들이 학원 강사보다 더욱 열심히 가르친다면 어느 학부모가 비싼 강의료를 주어가며 학원을 보내겠느냐는 말이다. 반문(反問)할 여지가 없는 이야기이다. 당장 우리의 대학을 보면 10년 전까지만 해도 경쟁력이 무풍지대였다. 교수들의 10년 전 강의노트가 전혀 변화가 없었다는 말이다.

물론 지금도 대기업들은 대학의 경쟁력에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점이 많다. 그러기에 기업들의 요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만 봐도 대학이 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교수들 괴롭히기가 그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재임용심사강화, 강의평가제 실시, 논문발표강화 등 교수들의 경쟁력이 대학변화에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어찌 보면 공교육 내실화의 답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된다. 즉 교사들의 변화도 이끌어 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원평가제가 그 핵심이 될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내년부터 교원평가제를 실시하려는 계획인데 일부교직원 단체에서 반대의 입장을 고수한다 하지만,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자신들의 발전을 위해서는 반대할 이유에도 궁색한 입장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공교육의 내실화를 기하고자 하는 것은 사교육비 절감대책이며 교사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공교육의 첫째 목표는, 지구촌 그 누구와도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도덕적 품성과, 시민정신을 길러주는데 있으며, 그 다음으로는 독립된 인격체로 존엄을 지키며 살아가는데 필요한 능력을 길러주는데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따라서 그런 목표에 알맞게 설계하고, 시험제도는 목표를 제대로 달성하는 것을 점검함으로써 교육효과를 높이도록 운영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정부의 지원이 있어야 함은 물론 공교육이 광의적인 경쟁력을 갖춘 교육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다. 공교육을 보완하기 위한 자구(自求)책으로 사교육을 법으로 억제하고 간섭하는 관료적 접근보다는 사교육시장에 투입되는 인적, 물적 자원을 흡수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문제는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근본적이며 효과적으로 경쟁력을 높이고 공교육의 목표지향을 위한 정부의 의지가 분명할 때, 그리고 국민들이나 정치인들도 교육문제를 정치적 타산으로 보지 않고 순수한 교육원리에 따라 참을성 있게 풀어나가게 된다면 현실적 어려움이 타결되리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