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녹원 대숲에 대나무의 대표적인 병해인 빗자루병이 창궐, 그 피해 면적이 하루가 다르게 확산되고 있어 자칫 담양 관광명소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본지 5월 18일자 보도)

이같은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대나무가 이 병에 걸리면 병든 가지는 잎이 작아져 동화능력이 저하되고, 지하경에 저장양분이 부족하게 돼 죽순 발생이 현저히 감소된다”고 경고했다.

빗자루병은 수령이 오래된 것일수록 병 발생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병든 가지에는 많은 마디가 발생하므로 덩굴모양이 되며, 여러 개의 병든 가지가 모여 빗자루 또는 새집과 같은 모양을 형성하다가 결국 잎이 누렇게 변하면서 고사(枯死), 대숲 전체의 미관을 해치게 된다.

지역 대나무 생태 전문가인 박모(48세)씨는 “2~3년전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이 병해가 최근 들어 눈에 확연하게 드러날 정도로 심해지고 있다”며 “이대로 방치하다간 자칫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는 것은 아닌지 염려된다”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그는 또 “매 주말이면 수천명의 관람객이 일시에 입장하다 보니 대나무들이 스트레스를 받아 상태가 더 심해진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며 “산도 휴식년제가 있는 것처럼 죽녹원 대숲에 휴식을 취하게 할 방법을 강구해 볼 때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 담양대나무문화연구회 관계자인 김모(50세)씨는 “죽녹원이 처음 조성될 당시 이처럼 대규모 인파가 몰릴지 미쳐 예상치 못해 시설이나 규모면에서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재의 죽녹원 규모로는 날로 증가 추세에 있는 입장객을 소화해 내기에 버거운 만큼 더 늦기 전에 제2의 죽녹원 조성도 신중하게 검토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하여 울산시 태화강 대숲보전회 자문위원장인 김진수씨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4~5년전 울산의 자랑거리인 태화강변 대숲(일명 십리대밭)에 이 병이 발생, 대숲 전체가 흉물로 변했다”며 “이 병이 발생한 가장 큰 이유는 빽빽이 자라난 대나무를 솎아 주지 않는 등 관리 소홀로 햇빚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대나무와 대나무 사이의 공간이 너무 좁아 깨끗한 공기소통이 잘 되지 않은데다 척박한 토양으로 인한 영양결핍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특히 밀생지역에서 피해가 큰 만큼 재배 본수를 조절하고 시비후에 흙넣기를 하면 예방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며 “자칫 방치하다간 이 병해가 대숲 전체로 확산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시급한 조치는 병든 대나무를 모두 베어 내고 충분한 간격으로 대나무를 솎아 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담양군보다 앞서 이같은 사태를 겪은 울산시는 지난 2007년 범시민운동으로 생태공원인 ‘태화강 십리대밭 살리기운동’을 벌여 수백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병든 대나무를 베어내 불태우고 퇴비를 넣어 영양공급을 충분히 하는 등의 조치로 현재는 거의 회복단계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郡 주무부서인 관광과 관계자는 “이 병해가 입장객이 왕래하는 통로 양측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는데에 주목하고 있다”며 “현재 향교 뒤편 '선비의 길'을 통제해 추이를 지켜보고 있으며 신죽이 올라오는 상태를 감안하여 올 가을쯤에는 특히 병해가 심한 지역인 '사랑이 변치않는 길'(인공폭포 주변)을 통제해 회복을 도모키로 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郡 관계자는 “빗자루병의 확산을 막고 근본 원인치료를 위해 1억 5천만원의 예산을 확보, 작년 12월부터 대나무축제 바로 전인 금년 4월말까지 30여명의 인력을 투입해 병든 대나무를 베어내고 복합비료를 뿌려 영양공급을 충분히 하는 등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다만 일시에 병든 대나무 전체를 제거하거나 대나무 간격을 넓게 유지하고 간벌할 경우 대숲 전체 미관에 영향을 미쳐 관광객 유치에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만큼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현재 郡은 이같은 상황을 감안 금년 10월부터 연차적으로 병해를 입은 피해목을 포함, 대대적인 간벌작업을 펼치기로 하고 향후 3개년에 걸쳐 다양한 방제 작업에 나서기로 해 귀추가 주목된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