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쌀농사 풍작으로 재고량이 넘쳐 나면서 전국적으로 쌀값 폭락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지역에서도 관내 농협을 중심으로 '쌀대란'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전국 지자체 중 07~08년산 쌀 재고량 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난 전남도의 경우 지난 4월말 기준 벼 재고량은 21만 7000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만톤에 비해 무려 6만7000톤(44.7%)이 증가했으며 농협들이 지난해 40kg에 5만 3000~5만 5000원에 사들인 벼가 지금은 5만원선까지 내려 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남도는 지난 2일 쌀값 안정을 위해 농협 재고량 20% 이상을 정부가 시가매입해 일정기간 시장격리조치, 쌀값 안정때까지 2008년산 공공비축 매입벼 공매중단, 쌀 소비촉진 범국민운동 전개 및 쌀 가공식품 산업지원 육성 등 3개항에 대해 정책에 적극 반영해 줄 것을 정부에 긴급 건의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관내 농협이 작년 가을에 매입한 미곡량은 40k기준으로 금성 191,800가마, 수북 45,000가마, 담양 43,000가마, 창평 39,000가마, 대전 33,000가마, 무정 21,000가마, 고서 18,000가마, 월산 11,000가마 등 총 402,000여 가마로 이중 금성농협 3만 가마를 비롯 농협별 일정량의 재고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관련, 지역농협 한 관계자는 “농협 창고에 보관중인 벼가 지난해 사들일 때보다 가마당 3000원 이상 떨어졌다”면서 “이렇게 되면 9월말부터 시작될 올해 수매가에도 큰 차질을 빚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한농연 담양군연합회 임원 박모(48세)씨는 “지난해 대풍으로 쌀 재고량이 예년에 비해 넘치는 것을 농협들이 너무 안이하게 대처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며 “담양군과 농협이 보다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대형 할인점 및 기타 유통업체를 적극 공략하고 병원, 기업 등 대량 소비 급식처나 대도시 APT, 향우 출향인 협력판매 등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결국 피해는 농민들에게 돌아 가는 것 아니겠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농업전문가들은 최근 쌀값이 폭락한 이유에 대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은 갈수록 줄고 있는 반면 지난해 사상 유례없는 풍작에 따른 과잉 공급을 가장 큰 이유로 꼽고 있다. 또한 대북쌀 지원이 중단되는 등 특별한 소비처를 찾지 못하고 있어 특단의 대책을 정부가 하루속히 내놔야 한다는 여론이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