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8천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현재의 죽종장 모습

대나무 품종원 조성사업이 시작되기 전인 2007년도 죽종장 모습

대나무박물관 리모델링 공사와 함께 1년4개월에 걸쳐 새롭게 변신한 박물관 내 죽종장(竹種場)이 바뀌기 전 모습보다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郡이 ‘대나무 품종원 조성사업’으로 2007년 12월부터 9억8천만원의 예산을 투입, 국내 자생종 대나무를 비롯해 세계에서 자생하고 있는 수십여종의 희귀종을 포함 100여종(국내 43종, 해외 63종)의 대나무를 식재하고 지난달 말 대나무축제에 발맞춰 전격 선보인 죽종장이 연일 입방아에 오르내리고 있다.

먼저 대나무를 식재한 묘상(苗床)이 너무 정형적이어서 자연미가 없고 각각의 대나무 품종을 명기한 표지판도 뻘쭘 높다보니 전체적으로 부자연스럽다는 지적이다.

또한 묘상 가장자리는 대리석으로 경계구분을 설치, 딱딱한 느낌을 주고 죽종장 관람코스를 따라 동선 바닥에 깔아 놓은 판석도 대나무의 자연친화적인 분위기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산책 겸 기분전환을 위해 자주 이곳을 찾는다는 인근 주민 이모(48세)씨는 “이곳은 단순한 죽종장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며 “멀쩡한 잔디를 다 걷어 내고 대신 바닥에 돌과 데크를 깔아 놓은 것은 전체적인 분위기를 전혀 고려치 않은 최악의 선택이었다.”고 혹평했다.

매년 봄,가을 소풍철이 되면 원생들과 함께 이곳에 소풍을 온다는 유치원 교사 김모(34세,광주시 오치동)씨는 “대나무박물관의 또하나의 볼거리였던 죽종장은 호젓한 느낌의 대나무 정원과 잘 손질된 잔디밭이 압권이었는데 전혀 생소하게 느껴지고 있다.”며 “십수년에 걸쳐 가꾸어 놓은 국내 유일의 대나무 정원이 한순간에 사라진 느낌이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또한 죽종장 가장자리를 빙둘러 데크를 설치해 산책로를 조성한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담양읍에 거주하는 또다른 주민 김모(52세)씨는 “이전의 오솔길 느낌의 산책로가 훨씬 인상적이었다.”며 “마치 인위적으로 경계구분을 지어 놓은 듯 오히려 답답한 느낌을 주고 있고 산책로 데크 주변에 식재된 철죽류가 전체 컨셉과는 동떨어진 생뚱맞은 느낌이다. 차라리 이곳에 키작은 대나무 수종을 식재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죽종장 개선사업과 관련하여 설명회 및 주민공청회 등 주민의견 수렴 과정이 전혀 이루어 지지 않은 것도 문제점으로 제기됐다.

지역 조경전문가인 박모(48세)씨는 “전체적인 구도를 잡는데 있어 전문가들의 조언은 물론 지역 주민들과의 교감도 필요하고 외국 선진 사례도 많이 참조해야 하는데 그런 과정이 충분히 이뤄졌는지 자못 의구심이 든다.”며 “한번 결정되면 문제점이 발생하더라도 다시 복구하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돼 그 여파는 고스란히 지역 주민들의 몫으로 남게 된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한편 이와 관련하여 군 주무부서인 산림과 관계자는 “식재된 대나무 종(種)들이 활착하고 완전히 제자리를 잡게 되면 현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 줄 것이다.”며 “아직 평가를 운운하기에는 이르다.”는 입장을 보였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