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막을 내린 제11회 대나무축제 기간 중 대나무 명인들의 작품을 한곳에서 만날 수 있는 대나무박람회장에서 유독 눈길을 끈 곳이 있다면 다름아닌 죽검 황인진 명인의 ‘선죽검(仙竹劍) 작품전시회’.

황 명인은 이번 작품 전시를 위해 거의 1년 가까이 작품 활동에만 매진해 왔다고 한다.

그는 이번 전시회에 환도신검, 직도신검, 도인검, 어피검 등 30여점의 명품 역작을 선보여 박람회장를 찾은 수만명의 관람객으로부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 냈다.

그의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자신도 모르게 감탄사가 절로 나오고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죽검은 재질과 쓰임새에 따라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황 명인은 지난 2001년 죽검에 12지신의 형상을 조각해 만든 12자루의 죽도에 ‘12지간도’라는 제목을 붙여 ‘전국공예대전’에서 대상을 차지했을 뿐 아니라 이듬해 일본 교토 초청 전시회에도 선보여 큰 호응을 얻었다.

지금도 그는 단순한 죽검이 아니라 예술성 있는 작품을 만들어 내기 위해 혼신을 다한다.

황 명인은 “명품 한자루를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보름이 넘는 시간이 걸린다.”며 “사군자나 민화도, 십이지간, 수묵화 등을 조각해 작품성이 뛰어난 죽검을 만든다.”고 말했다.

단순히 획일적인 검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그의 마음과 혼을 담아 자신만의 작품을 빚어 내는 것이다.

한편, 오랜 세월동안 전통공예의 각종 기법과 문양 등을 익힌 황 명인은 죽검에 조각이나 프린팅 등의 기법을 활용하고 수묵화를 응용하는 등 현대적 감각에 맞춘 새로운 제품들 제작에도 앞장서고 있다.

그러한 작업에 대해 그는 “전통에서 배워 새 것을 창조하는 작업”이라고 설명한다.
“무조건 전통방식, 제품 형태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대나무의 신산업화 물결에 맞춰 감각적이고 뛰어난 디자인을 가미한 다양한 형태의 죽제 소품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현재 고향인 봉산면 유산리에서 참소리공방이라는 이름의 죽공예 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그는 수년전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역사드라마 ‘해신’에서 수많은 병사들이 들고 싸우던 다양한 죽검을 비롯해 특수검, 사입장도 등 옛무기를 재현해 사극의 재미를 더했다.

또한 ‘불멸의 이순신’ 전투신에서 자주 등장했던 대나무로 만든 화살과 전통 화살통도 그의 손에서 만들어 졌다.

황 명인의 드라마 속 대나무 제품들은 “사극 주인공들과 장군, 병졸 등 출연자들이 쓰는 죽검과 화살, 소품들이 주로 대나무 제품들인데 혹시 담양에서 만든 것 아니냐”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그의 이름과 함께 담양에 대한 홍보 역할까지 톡톡히 하고 있다.

끝으로 황 명인은 “옛 문헌에 의하면 죽검은 신검(神劍)으로서 황제나 임금이 국가 제사를 모실때나 검무를 출 때 사용되었고 황실 세자, 세손의 권위를 상징하는 장식품이기도 하였다.”며 “또한 전쟁시에는 호국무예의 무기로 사용되고 도인들은 도를 구하는 도구로, 일상생활에서는 조롱떡칼로 쓰이거나 인삼을 자르며 기(氣)를 다스리는 데에 사용 되었다”고 죽검의 유래에 대해 비교적 상세하게 소개했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