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길 웅
(본지 논설위원, 서강전문학교 학장)

요즈음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아름다워 지려는 문화가 몸부림을 치고 있는듯하다. 그러다 보니 성형의술의 성업은 물론 그에 따른 중독이나 부작용도 빈번하다는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다. 언젠가 SBS방송에서 방영된 선풍기 아줌마가 기억난다.

그 사람은 가수 활동을 할 만큼 아름다운 얼굴은 가졌는데 더욱 예뻐지려는 욕망 때문에 성형수술을 지나치게 하다 보니 얼굴 모습이 이상하리만큼 이글어지고 정신분열증까지 합병되어 자신의 삶을 포기하고 있다는 서글픈 사연이었다.

뿐만 아니라 성형수술의 결과가 만족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비관한 나머지 자살까지 하게 된 여성도 있었다는 보도도 있었다. 결국 목숨을 내걸고 자신의 외모와 싸우는 꼴이 되고 만 것이다. 특히나 우리나라 여성들은 세계에서 가장 유별나게 아름다워지기를 열망(熱望)한다는 이야기도 떠돌고 있다.

미국의 시사주간지인 타임지에 소개된 내용을 보면, 대한민국에서는 결혼을 하거나 취업을 하기 위해서는 얼굴 모습이나 신체적 외모를 중요시하기 때문에 혼기를 맞은 여성들이나 직장을 구하려는 대학생들과 심지어는 중고생까지도 성형수술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하기야 아름다워 지기를 원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기에 탓 할 수는 없는 일이지만 지나치게 도를 넘게 된다면 지탄(指彈)의 소리도 감수해야 할 것이다. 인간사에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아름다운 여인들은 세인(世人)의 관심과 동경의 대상이 되었지만 많은 일화를 남기기도 하였다.

미의 여왕으로 불리우던 엘리자베스 테일러(Elizabeth Taylor)는 8번이나 결혼과 이혼을 반복했으며, 80년대에 헐리우드 스타인 멜라니 그리피스(Melanie Griffith )는 성형에 실패하여 이글어진 얼굴로 은둔 생활을 하게 되었다 한다. 사실 미의 기준은 그 사회의 문화에 따라 달리 나타나고 있다 .

예를 들면, 미얀마의 한 부족은 목에 구리로 만든 링을 여러개 감고 학(鶴)처럼 목이 길게 늘어져야 미인이라 하고, 아프리카의 호튼 토드족은 엉덩이가 툭 튀어나와야 미인이며, 에티오피아의 수르마족은 입술의 두께로 미인의 기준을 삼는다고 한다.

그리고 서양사회의 미인의 기준은, 18세기 초에 밀로섬에서 발견된 비너스 상을 기준하여 가슴과 허리 엉덩이와 배꼽을 기준하고 머리끝과 발끝의 비율로 미인의 기준을 삼고 있다 한다. 물론 동양사회의 미인 측정에도 기준이 없지는 않지만 현대 여성의 성형의도는 미인의 기준에 따르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다만, 아쉬운 부분을 보강하는 성형이긴 하지만, 지나치게 되면 서글픈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옛 속담에 미인박명(美人薄命)이란 말이 있다. 박명이 되어서는 안되겠지만, 만에 하나 비운(悲運)의 주인공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아무튼 아름다운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외모보다는 마음이 아름다워야 인간의 참된 구실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 60년대의 대중가요 중 ‘마음이 고와야 여자지 얼굴만 예쁘다고 여자냐’라는 가요가 있었다. 많은 공감대를 형성한 대중가요라고 기억된다.

정말 외모의 아름다움이 자기만의 만족이라 한다면 마음의 아름다움은 자신의 만족과 이웃의 만족과 사회의 만족을 같이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지나친 외형(外兄)의 꾸밈보다는 내실(內實)을 기할 수 있는 자기수양에 만족할 줄 알게 된다면, 스스로 외형의 모습은 아름다워 지리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