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모습의 좌측과 생육부진 상태에 빠진 우측 가로수가 확연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가지마다 잎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황량한 겨울나무처럼 을씨년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담양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이자 전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가로수길로 선정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길의 상당수 가로수가 고사(枯死) 위기에 놓였다.

여름이 다가오는데도 아직 가지마다 잎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데다 곳곳에 황량한 겨울 나무처럼 을씨년한 풍경을 연출하고 있어 자칫 이대로 방치하다가는 가로수길 이미지를 크게 훼손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을 낳고 있다.

문제가 된 가로수는 금월교에서 금성면 소재지 석현교 사이 약 1.5km 구간으로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는 형태로 약 70여 그루에서 이같은 현상을 보이고 있다.

다른 지역의 가로수는 이미 새순이 돋아나 무성한 그늘과 함께 빼어난 경관을 제공하고 있지만 해당 구간의 가로수는 잎이 아예 돋지 않은 나목 상태이거나 그나마 돋은 새순도 세력이 약해 가로수의 기능을 상실하고 있는 상태다.

타 구간에 비해 생육이 현저히 저하된 모습의 금성중학교 부근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지역 수목전문가인 최모(45세)씨는 “문제의 가로수 구간은 도로폭이 좁은 데다 식당 또는 공장 등이 밀집해 있어 대형 차량이 수시로 드나들다 보니 답압(踏壓)에 의한 뿌리 생육에 과부하가 걸린 것 같다.”는 의견을 조심스럽게 내놓았다.

금성면 주민 이모(54세)씨는 “작년 겨울 폭설때 제설을 위해 염화칼슘을 뿌린 것이 문제가 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또다른 의견을 피력했다.

이와관련 군 주문부서인 산림과 관계자는 “현장 확인을 통해 실태를 파악한 결과 생육 환경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단, 뿌리주변의 잡초를 제거하고 현재 비료와 석회 투입 등 비상조치를 취해 놓은 상태다”며 다소 궁색한 해명을 늘어 놓았다.

그는 또“현재 3억원 가량의 사업비를 확보해 놓은 상태이며 대나무축제가 끝나는대로 영양분 공급, 염화칼슘피해 중화, 유공관 설치 등 메타세콰이아 가로수길 전 구간에 걸쳐 생육개선 사업을 펼쳐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생육환경 개선을 위한 비상조치로 뿌리주변의 잡초를 제거하고 부엽토와 석회 투입

한편, 상당수 가로수들이 고사직전에 처한 채 방치된 상황에 대해 담양군이 설득력 있는 해답을 내놓아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수목전문가들은 '관리소홀'을 원인으로 꼽았다.

관내에서 조경업체를 운영하는 김모(50세)씨는 “건조한 날씨와 잦은 오존주의보 등 환경적 영향도 있지만 시비와 전정, 병충해 방제 등 관리가 중요하며 이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가로수는 갈수록 쇠약해 질 수 밖에 없고 정상 성장을 할 수가 없다”며,

“이제라도 체계적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전문가를 배치해 토양분석과 식생조사 등 가로수 생육부진의 원인을 파악하고 지속적인 관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현재 관내 메타세쿼이아 가로수는 문화회관~학동구간 325주, 주도로인 학동~금월교구간 470주, 금월교~원율삼거리구간 380주, 원율삼거리~순창경계구간 670주 등 총연장 10km에 걸쳐 1850여주가 식재돼 있으며 이번 가로수가 고사할 경우 새로 조성하는데 오랜 세월을 필요로 해 관광명소 관리에 큰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 김관석 記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