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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철 홍(민주평통담양군협의회 위원)

교육의 현실과 이상은 차이가 있을까?
나는 이 연재를 시작하면서 몇몇 사람들로부터 내가 쓴 내용이나 교육관은 옳지만 현재 교육 현실에 비해 너무 이상적이라는 말을 들었다.

지금 교육현실을 보면 맞는 말이다. 그러나 교육은 미래세대를 길러내는 일이다. 이러한 교육에 이상과 현실의 차이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오도된 교육관이나 잘못된 교육환경을 교육현실로 착각하고 있을 뿐이다.

현재 한국교육의 비극은 공부로만 모두가 1등을 하려고 하고 소수의 명문대에 가려고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러나 공부만으로는 모두가 1등 할 수 없고 명문대에 갈 수도 없다. 공부도 재능이다. 노력도 중요하지만 그 노력마저 타고난 경우가 많다. 그런 재능이 있는 애들은 열심히 공부시켜 그에 걸 맞는 일을 하게 하면 된다.

문제는 공부에는 별 흥미가 없지만 다른 쪽으로 재능이 있고 흥미 있는 학생들이다. 우리 아이들 대부분이 그렇다. 그런데도 학부모나 온 국가가 나서서 학생들을 공부쪽으로만 몰아 쳐 가고 있다.

최근 전국교직원노조 산하 참교육연구소가 ‘4·15 학교 자율화조치 1년’을 맞아 수도권 소재 고교 2학년생 1360명을 대상으로 학생들의 심신 건강도와 교육정책에 대한 의견을 조사했다. 설문조사 결과 학생들의 87.6%는 ‘학습과 시험에 따른 스트레스가 심하다’ 50.7%는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적이 있다’고 답했고, 23.5%는 ‘자살 충동을 느낀 적도 있다’고 말했다. 참교육연구소의 조사결과가 아니더라도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청소년 흡연율과 자살률 1위 국가이다. 청소년 사망원인 가운데 학업 스트레스로 인한 자살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한지 올해로 꼭 30년째다. 그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내 주위에서 가장 부러웠던 부류가 있다. 그들은 학창시절 뛰어난 성적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자기 재능이나 능력에 빨리 눈을 떠 자기가 좋아하고 재능 있는 일을 평생 직업으로 삼은 사람들이다. 성적이 뛰어났던 아이들보다 훨씬 더 여유롭고 즐거운 삶을 살고 있다.

물론 많지는 않았다. 이런 사람들이 아주 소수 인 것은 학생들 스스로가 어린 시절부터 숨겨진 자기 재능이나 능력을 알아내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런 일에는 학교나 선생님들 그리고 학부모 역할이 반드시 필요하다. 김연아가 단적인 예이다. 김연아의 재능을 제일 먼저 알아본 사람은 김연아 엄마이다. 김연아 엄마의 아이 재능을 알아보는 탁월한 눈과 그 방향으로 끝까지 나아가게 하는 신념이 없었다면 지금의 김연아도 없었을 것이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우리 초중고 시절 처절하게 외웠던 국민교육헌장에 나온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여.....’ 말처럼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아이들이 일찍 알게 해주고 계발하여 그 길로 나아가게 해주어야 한다.

바로 이러한 것이 교육의 진정한 목표가 아닐까 생각한다.

2006년 12월 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교육감 선거를 주민 직선으로 치르게 되었고, 내년 6월에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르게 된다. 이미 서울시와 경기도는 직선교육감을 선출하였다.

이번 경기도 교육감 선거에서 우리나라 교육에 대한 희망을 보았다. 진보적인 성향을 보인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당선자는 선거 당시 많은 약속을 했다.

“줄 세우기식 교육을 안 하겠다. 서열보다는 수준에 맞는 교육을 시키겠다. 현 정부 교육정책은 시장주의적인 교육으로, 무한경쟁의 특권교육은 우리 교육을 황폐화시킬 것이므로 바꾸겠다. 민주주의 가치교육 실현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겠다. 학력 대물림에 따른 부와 권력 세습을 막기 위해 차별 없는 교육을 실현하겠다.” 등 내 귀가 솔깃해지는 약속을 했다. 그 약속을 지켜 내는 일이 힘들고 어렵겠지만 정말 그런 세상을 김 당선자가 만들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현행 교육감 선거 제도는 국가 법률로 획일적인 제도로 운영하고 있어 문제가 많아 보인다. 지방자치의 정착을 위해 시·도별로 교육감 선거 방법을 다양하게 운영할 수 있는 제도의 형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더불어 중앙정부의 권한을 시·도, 시·군·구, 단위학교로 이양하면서 도 단위의 교육 자치를 기초 자치단체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공부만 잘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교육시키면 아이들은 민주주의 가치나 진정한 인생의 의미를 외면하게 될 수도 있다. 교육은 공부만 잘하는 학생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다. 교육을 통해 민주사회의 시민으로서 갖춰야 할 품성을 길러내야 한다. 소수의 학생을 서울대나 일류대 보내는 학교가 명문고가 아니라 知,德,體 교육을 제대로 시키는 학교가 명문고 이다.

대한민국 거의 모든 학교가 知,德,體 교육을 시킨다고 학교표어로 걸지만 실상은 아닌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우리 담양군이라도 知,德,體 교육을 정말 제대로 시키는 명문고를 가질 수 있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 긴 연재의 글을 마친다.

(긴 연재 끝까지 읽어 주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