삽재골 주인 김성남 박지애 부부가 야생화를 돌보며 이야기 꽃을 피우고 있다.

봄이 오고 있다.

며칠째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기세를 떨쳤지만 벌써 만개한 자생화에서 봄이 성큼 다가왔음을 실감한다.

본지는 신춘을 맞이하여 우리고장 대표 식물원을 찾아 총 3회에 걸쳐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한다.

그 첫 번째 시리즈로 대덕면 성곡리 계곡아래 어머니 품처럼 포근히 자리잡은 야생화의 천국 삽재골야생화농원을 찾아 만개한 자생화 속에서 봄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매년 이맘때 쯤 봄이오는 길목에서 기자가 짬을 내 꼭 들르는 곳이 있다.

무려 500여종에 달하는 자생화가 철따라 피고 지는 야생화의 천국.

담양에 있으면서도 담양에서 보다 오히려 전국 각지의 야생화 애호가들의 단골 방문코스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삽재골야생화농원’이 바로 그곳이다.

창평에서 대덕면소재지를 지나 문재고개를 넘으면 좌측으로 언덕위의 하얀집이라는 카페가
시야에 들어 오고 다시 옥과방면으로 2km쯤 가다보면 좌측 방향으로 ‘삽재골야생화’라는 안내 표지가 방문객을 반갑게 맞이한다.

기자가 대덕면 성곡리 삽재골농원을 방문한 날은 지난 월요일. 공교롭게도 휴무일이었다.

그러나 삽재골 주인 김성남(49세)씨는 “정기휴일이 우리 부부에게는 더 분주하다”고 했다.

매일 수백명에 달하는 방문객에 시달리다 보면 온실의 화초들이 생기를 잃을 수 있는데 1주일에 한번은 휴식을 취하게 해 식물의 기(氣)를 붓돋고 재충전의 기회를 주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매달 정기적으로 농원을 찾는 야생화 매니아들의 욕구 충족을 위해선 수시로 새로운 종(種)을 들이고 온실 분위기에 변화를 주기 위한 노력을 한시도 게을리 할 수 없는데 그 작업이 주로 월요일인 정기 휴무일에 이루어 지는 까닭이다.

흔히 야생화는 타 식물에 비해 일반 가정에서 키우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기자가 “어떻게 하면 집안에서 야생화를 잘 키울 수 있는지?” 김성남 대표에게 물었다.

“야생화 재배의 기본원칙은 자연에 순응하는 것입니다.

그늘을 좋아하는 꽃은 차광망을 설치해 주고, 습기를 꺼리는 것은 바람을 통해 주면 잘 자라지요. 저의 경우 씨를 받는 일과 뿌리번식에 특히 정성을 쏟고 있습니다”

그런 김성남 대표가 올해 야심차게 추진하는 사업이 있단다.

“동일 위도상의 중국, 일본 등지의 야생화도 겉모습과 식생이 국산 토종과 거의 흡사해 전문가가 아니면 구분이 쉽지 않습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멸종했거나 보호종으로 지정돼 보기 힘든 야생화도 중국, 일본 등으로부터 도입돼 일반인들은 토종으로 알고 있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그래서 김 대표가 생각한 것이 토종과 외래 도입종과의 판별을 쉽게하고 학생들의 체험학습효과를 높여 주기 위해 ‘노지자생종육묘장’을 설치, 운영하는 것이다.

현재 300여평의 부지를 마련해 둔 상태로 이달 중순쯤에는 1차로 60여종의 토종 야생화와 외국 도입종을 비교 전시하여 방문객들의 이해를 돕기로 했다.

이윽고 기자가 취재를 마치고 삽재골농원을 나서는 동안에도 병아리눈물, 매발톱, 종이학, 주릉꽃, 거미바위손, 노루귀, 장구채, 흰할미꽃, 금낭화 등 이름을 다 옮길 수 없는 수많은 야생화들이 김 대표의 마이더스 손을 거쳐 화사하게 피어나고 있었다.
/ 김관석 記者 kskim325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