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길웅(본지 논설위원, 서강전문학교 학장)

옛말에 보주옥좌(寶珠玉者)는 앙필급신(殃必及身)이라는 말이 있다. 즉 주옥(珠玉)을 보배로 삼는 사람에게는 반드시 앙화(殃禍)가 미치게 된다는 말이다. 다시 말해, 사람이 도덕적인 정도나 질서를 돌보지 않고 물질적 욕망에만 사로잡히게 되면 재앙을 반드시 만나게 된다는 것을 경계하는 말이다.

그러나 세상에서 돈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이 직업을 갖고 열심히 일을 하는 것도 돈을 벌어 생계를 유지하고 보다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수단일 것이라 하지만, 정당한 방법이 아니라면 돈의 노예가 되어 이웃과 사회로부터 지탄을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인간사에서 재물에 눈이 어두운 사람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 오늘날의 사회정의를 혼탁케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특히나 권력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이 우(愚)를 범하는 일이 빈번하다. 지위나 권좌를 이용하여 치부를 가리지 않는 행위는 본인에 대한 죄는 물론 사회나 국가에 대한 반역이란 행동임을 알아야 할 것이다.

뉴스를 접할 때 마다 권력형 비리는 끝을 맺지 못하고 있다. 사실 역대 위정자(爲政者)들께서 비리의 단절을 천명하기도 했지만 비리의 싹은 언제나 도사리고 있는 것이 인간사의 불가사의(不可思議)이다. 그렇지만, 제도적으로 강력한 통제기능을 갖은 국가들은 비리의 발생률이 현저하게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돈이 많으면 하고자 하는 일을 손쉽게 할 수도 있고, 부모님께 효도의 폭을 넓힐 수도 있으며 자녀들의 장래를 위해서도 충분한 밑받침을 할 수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또한 자신의 성장이나 발전을 위해서도 돈의 저력은 무시할 수는 없는 것이다. 하지만, 돈 때문에 발생되는 갖가지 모순들 때문에 패가망신을 당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삼성그룹의 비자금문제가 그렇고 국세청장의 금품수수사건들이나 대학의 특정학과의 편입학 사건들이 모두 돈과 재물의 치부에서 발생되었던 사건들이라고 볼 수 있다. 참으로 황망한 일들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돈이 없어도 자신의 직분에 충실하고 열심히 노력하면서 분수대로 살아가는 사람들도 우리 주변에 많이 있다. 그들은 진정하고 아름다운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혹여 그들에게 답답하게 살고 있다고 흉을 보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자체가 오히려 방자하고 어리석은 사람인 것이다.

재산의 진정한 가치는 그것을 소유하는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고 돈과 재산을 어떻게 벌어서 어떻게 사용하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서두에서 말한 대로 보주옥좌(寶珠玉者)는 앙필급신(殃必及身)이라는 말과 같이 물질의 욕망에만 눈이 어둡게 되면 재앙이 반드시 온다는 것을 알아야 할 것이다.

인간이 산다는 것은 자신의 능력에 따라 한발 한발 발전하고 희망을 이룰 때 진정한 보람이 아닌가 생각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이라는 개념을 올바르게 인식하고 도도한 자립정신으로 부정의 탐욕을 버릴 수 있다면 악의 근원에서 벗어날 수 있음은 물론 후회하는 일이나 패가망신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