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슝슝” 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며 공은 쉴 새 없이 코트를 오가고 어느덧 선수들의 유니폼에선 하얀 김이 모락모락 피어 났다.

세로 23.77m, 가로 8.23m의 넓은 코트지만 일단 시속 100km를 상회하는 속도로 공이 넘어가면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로 불꽃이 튄다.

죽녹원을 마주하고 도립대학 양지바른 언덕배기에 다소곳이 자리잡은 담양테니스코트장은 전체 5개 코트를 빼곡이 매꾼 담양테니스연합회(회장 김한기) 동호인들의 힘찬 함성으로 넘쳐났다.

살을 에이는 듯한 영하의 찬바람도 담양 테니스 매니아들의 뜨거운 열정만큼은 당해 내지 못했다.

“테니스는 계절과 날씨, 밤낮을 가리지 않는 전천후 스포츠입니다. 한겨울에 그것도 영하의 밤공기를 벗삼아 즐길 수 있는 운동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테니스의 진정한 묘미는 스매싱 한방에 온갖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는 것이죠”

이제 막 게임을 마치고 기자의 취재에 응한 담양군테니스연합회 최성기 전무는 가뿐 숨을 고르면서 거침없이 테니스 예찬론을 펼쳤다.

▲테니스, 담양 생활체육의 시발점
생활체육이 지금처럼 활성화되지 않았던 1980년대 초, 현 담양보건소 자리인 관어공원 초 입에 테니스코트장이 들어 서면서 당시만 해도 귀족스포츠로 불리던 테니스가 생활스포츠로 주민들에게 다가왔다.

물론 경제적인 여유를 가진 소수 체육인을 위주로 시작된 테니스클럽이지만 20여년 가까이
담양 테니스 부흥과 지역 체육발전을 주도해 왔다.

당시에는 금성중학교에 테니스부가 있었고 그 후 고서중학교로 맥이 이어져 전남도대회는 물론 전국대회에서도 입상하는 등 엘리트 체육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두면서 담양의 대표적인 스포츠종목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재정적인 문제와 선수 수급 문제 등이 겹치면서 안타깝게도 팀이 연속 해체되고 꿈나무 육성이 중단돼 이후 침체기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한때의 침체기 극복하고 힘찬 도약
1990년대 후반, 관어공원시대를 마감하고 추성경기장으로 테니스코트장이 옮겨 오면서 한동안 침체기는 계속됐지만 동호인들의 테니스를 향한 열정만큼은 식을 줄 몰랐다.

한편 이 시기에는 생활체육이 주민들의 일상 속으로 파고 들면서 다양한 레포츠가 선보이게 되고 생활체육 인구도 차츰 늘어 났다.

이는 테니스가 초심자들의 욕구에 부응하여 배우기 쉽고 오락성을 가미한 레포츠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더불어 접근성과 쾌적한 여건을 갖춘 새로운 구장 건설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백방으로 노력한 결과 2007년 나이트 시설과 5개의 전천후 코트를 구비한 최신식 구장 시설을 갖춰 지금의 도립대학 내에 새 둥지를 틀고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러한 노력의 결과일까. 작년 한해 담양군테니스연합회는 전남도민체전과 도민생활체육대회에서 각각 3위와 8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테니스로 건강과 친목을 다진다
지난 2000년 3월 창립한 담양군테니스연합회는 그동안 인클럽, 죽향클럽, 대치클럽, 목회자클럽 등 4개 동호회에 60여명의 회원이 지역별로 활발히 활동하며 테니스를 즐기고 회원들간 화합과 친목을 다져 왔다.

현재는 도립대 담양테니스코트장에 한데 모여 연합체 성격의 공동체를 구성하고 매일 같이 레슨과 실전 게임으로 기량을 연마하며 내공을 쌓아 가고 있다.

올해 신임 연합회장에 취임한 김한기씨는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회원들과 테니스를 치다보면 직장에서 받은 스트레스는 어느덧 사라지고 새로운 삶의 활력을 얻을 수 있다”고 말하고
테니스가 예절과 매너를 소중히 여기는 신사적인 스포츠임을 강조했다.

여성회원이면서 자문위원으로 활동중인 박영숙(41세)씨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점이 테니스의 큰 장점이다.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운동 효과를 볼 수 있어 체력관리에도 그만이다”고 또 다른 테니스 예찬론을 펼쳤다.

또한 박영숙씨는 “테니스클럽은 언제든 개방돼 있으니 초심자는 물론 특히 여성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바란다”며 클럽 홍보도 잊지 않았다.

손과 발을 모두 사용하는 테니스. 전신운동이기 때문에 건강유지에도 안성맞춤이다.

이런 테니스의 매력에 빠져 전문적으로 배우려는 동호인들이 차츰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모두가 하나되는 테니스 대회
지난해 11월 21일 도립대 테니스코트장에서 열린 담양대나무컵 직장대항 테니스 대회에는 담양공고, 소방서, 창평고, 1179부대 등 100여명의 지역 테니스 동호인들이 참가하여 프로선수 못지 않은 멋진 기량과 플레이를 선보여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 갈채를 받았다.

당시 대회를 주관했던 김형규 전임회장은 “예년에 비해 참가선수들의 기량이나 파워면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느낌이다. 물론 우승도 의미가 있지만 테니스 대회가 지역 동호인들의 화합과 축제의 장으로 거듭나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를 펼친 대부분의 참가 선수들은 승패를 떠나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과 실력을 마음껏 펼쳐 보이며 테니스를 일상 생활 속에서 즐기고 있었다.

▲담양군테니스 연합회 임원진
▶회장 김한기 ▶부회장 문병섭, 최윤식 ▶전무이사 최성기 ▶총무이사 표연복 ▶재무이사 이전교 ▶경기이사 최순철 ▶감사 추재종, 최병준 ▶자문위원 김남호, 박영숙, 김원섭, 임경선, ▶고문 손상수, 김형규 / 김관석 記者 kskim3250@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