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 전문학교 학장 서 길 웅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가치관(價値觀)의 기준은 어디에 있는가? 일반적으로 현대사회에서 표출되고 있는 가치관들은 고고한 수준의 철학적 가치는 찾아볼 수 없고 퇴색된 욕망으로 가득 차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면 소유의 극대화, 향락의 자유화, 권력의 집착화 등을 삶의 쟁점으로 생각하면서 모순된 욕망을 채워가고 있는 것이 현대인들의 모습인 것 같다.

그러나 철학(哲學)에서 말하고 있는 가치관의 기준은, 첫째 목적의 기준은 어디에 있느냐, 둘째 가치관의 수명(壽命)을 얼마나 길게 가지고 있느냐, 셋째 가치관의 혜택의 범위는 얼마나 넓으냐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면 돈을 모으는데 자선(慈善)의 목적을 위하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것이겠지만 욕망(慾望)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그다지 아름답지 못한 것처럼, 목적이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가치관의 가치를 평가받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의 가치관이 똑같다 하더라도 지속되는 시간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된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을 인내했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의 단편적 사고는 그 가치를 인정해 줄 수 없는 것이다.

세 번째의 이야기는 하나의 가치관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이로운 효과를 주느냐에 따라 그 가치가 결정된다. 석가의 사상이나 그리스도의 사상과 같이 자비와 사랑의 가치관은 한계와 범위가 초월되고 있다. 그러므로 두 성인이 생각하는 가치관의 척도는 매우 높고 숭고하다.

요즘 우리 주변에는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관의 개념이 자신은 물론 이웃과 사회를 얼마나 많이 우울하게 하는지를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서두에서 말 한대로 소유의 극대화와 향락의 자유화 등 권력에 집착하는 사람들의 사고는 올바른 가치관으로 평가해 줄 수 없다. 대부분 이러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부정이나 비리는 물론 공공의 적의 행동을 많이 하게 된다.

따라서 그들은 내면적 가치를 매우 중요시하고 높은 것을 높게 대우하고 낮은 것을 낮게 대우하는 정서가 부족하며 강자에게는 약하고 약자에게는 강한 비열(卑劣)한 사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요즘 신문보도들을 접할 때마다 이름 꽤나 알려져 있고 돈푼 꽤나 있다는 사람들이 지면을 메우고 있을 때가 많다. 소유욕이나 권력의 집요성이나 향락의 몸부림으로 스스로 자신의 스타일을 구기고 있는 모습이다.

그들은 분명 외면적인 자기과시가 돌출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건전한 가치관의 적립(積立)도 기대할 수 없는 사람들이다. 인간은 흔히 내면적 가치를 인격이나 신앙 그리고 예술과 건전한 사고를 기준한다.

이러한 내면의 가치를 소외시켜버리는 현대인들이 너무도 많다는 것이, 오늘날의 비극을 초래(招來)하게 하는 원인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즉 외면적 가치를 앞세울 경우 서로가 서로를 적대시하여 모략과 경쟁이 지나치게 되어 반목(反目)이 생기게 되는 결과를 초래한다.

오늘날 국정을 운영하는 국회의 모습에서 반목이 극에 달하고 있는 것도 생각하는 가치관의 문제가 아닌가싶다.

기축년을 맞이하여 우둔하게는 보이지만 주인에게는 성실함을 보이는 누렁소와 같이 한발 한발 우보(牛步)의 걸음으로 밝은 한해를 펼쳐가길 기대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