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공(子貢)이 그의 스승인 공자(孔子)에게 치자(治者)가 갖추어야 할 덕목에 대해 여쭈었다. “먹을 것을 풍족케 하고, 군비(軍備)를 충분히 하고, 백성들이 믿도록 하는 것이다.”

자공이 다시 여쭈었다. “부득히 한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이 세가지 중 어느 것을 먼저 버리시겠습니까?” “군비(軍備)를 버려야지.”

자공이 또 여쭈었다.“부득히 또 한가지를 버려야 한다면 , 이 두가지 중 어느 것을 버리시겠습니까?” “먹을 것을 버려야지. 예로부터 누구에게나 죽음은 있었던 것이나, 백성들의 믿음이 없다면 나라는 설 수가 없는 것이다.”

군수가 인사비리 혐의 등으로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를 빚은 담양군이 인사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승진자의 서열을 공개하고 특채 등 비정기적인 인사 요인을 줄이는 등 600여 공직자는 물론 5만 군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발벗고 나섰다는 소식이 들린다.

늦은 감은 있으나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어느 지자체를 막론하고 공직 사회에서 인사가 중요한 것은 인사가 공무원의 사기에 엄청난 영향을 주기 때문일 것이다.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인사 자체를 자신에 대한 인사권자의 평가로 본다.
그런데 인사란 개개인의 이해가 달린 문제여서 인사권자가 아무리 인사를 잘 해도 불만을 가진 사람이 있을 수 있고 인사 후에 적쟎은 후유증이 따르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공정하고 합리적인 인사는 군정 운영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

물론 여기에는 군민 대다수가 수긍할 수 있는 분명한 인사의 원칙이 있어야 할 것이다. 조직의 안정을 위해선 연공서열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쟎게 생활이 청렴하고 업무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승진돼야 한다.
그리고 간과해서는 않될 것이 승진후보자 중 지역 거주자에 대한 절대적 배려이다.

가령 군 실과장 정도의 지위라면 지역의 엘리트집단으로 군민은 물론 앞으로 담양을 이끌어 갈 미래 세대에게 역할 모델로서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 않기 때문이다.

위로는 광역지자체로부터 기초단체에 이르기까지 정도의 차이는 있을 지언정 선거과정에서 도움받은 인사에 대한 보은 인사, 정치적 논공행상이나 선거 시기의 충성에 대한 자기사람 심기 등 선출직 단체장의 인사권 남용의 폐해는 우리나라 지자체가 풀어야 할 난제 중 하나이다.

행여 이런저런 이유로 그동안 변방(?)에 소외된 승진후보자가 있다면 다음 인사부터는 공정한 룰에 의해 경쟁할 수 있도록 그들에게도 공정한 기회가 주어져야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일반 군민도 인사위원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것도 인사 투명성 제고에 도움이 될 것이다.

‘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 했던가?
그런 점에서 내년 1월 단행될 郡 정기인사는 600여 공직자는 물론 5만 군민의 신뢰를 회복하느냐 마느냐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그래서 인사(人事)가 만사(萬事)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