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은 정부수립이후 오늘날까지 민주화와 부정부패의 질곡에서 벗어나기 위해 많은 희생을 감수했다고 볼 수 있다.

자유당정권에 대항했던 4.19 학생의거와 군부독재에 대항했던 5.18민주화운동은 독재에 항거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해 민주화의 초석을 만들었던 역사적 활동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그 결과 반세기가 지난 우리사회는 정치권에서의 억압과 독선적인 자태는 많이 줄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권력이나 지위를 남용하여 부정부패를 저지르는 사례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사람이 살고 있는 사회에서 부정한 거래의 단절은 완전히 기대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도에 지나친 사건들이 줄을 있고 있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기야 뇌물이란 언제나 은밀하고 은폐하고자 하기 때문에 그 흔적을 남기지 않아 혐의자를 발견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기에 지상에 보도되는 사건들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사실 부정한 일들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제도적인 모순에서 발생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예를 들어 공직자들이 부정을 저질렀을 때 그 처벌의 수위가 보다 엄중하고 재산의 연좌제까지 실시한다고 가정한다면 공직자들의 범법행위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생각된다.

근간에 밝혀졌던 쌀 직불제에 연류된 공직자들만 봐도 국가적으로 매우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이 법정에 나가게되면 어떤 자구발언을 하게 될 것인지가 궁금하다.

뿐만 아니라 해가 지나고 정권이 바뀐 뒤에야 사건의 전모가 밝혀졌다는 것은 국가기강이 그만큼 문란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공무를 문란케 하여 직무를 유기한 공직자들도 그 진상을 철저히 가려야 할 것이지만 소작인을 두고 농사를 짓지 않고 쌀 직불금을 부정한 방법으로 수령한 토지소유자들도 그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우리는 여기서 아시아에서 가장 청정국가로 알려져 있는 싱가포르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이 지역에서는 공직자들이 공직행위를 함에 있어 매우 엄격한 도덕적 수준을 요구하고 비리를 범할 경우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중한 처벌을 가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유럽 쪽에 핀란드는 국민들에게 공적정보에 대한 접근이 대부분 허용되고 있어 그 자체가 부정부패 방지수단에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한다. 즉 국민의 눈과 귀가 감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사실 정부가 정보를 독점하고 있으면 부패의 온상을 만들고 독재의 끈을 쥐고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부정과 부패는 언제나 은밀하기 때문에 음지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기에 햇빛이 들어오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그러기에 공직자들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즉 재산공개방식이나 금융실명제와 같은 제도는 투명성의 원리를 법제화 하자는 취지이다. 그러나 부정의 비리는 끊임없이 꼬리를 물고 있다. 더욱이 경기불황에 몸부림치는 서민들의 가슴에 멍을 들게 하는 것은 악의 축으로 다스려야 한다.

제도적인 단속이나 지적보다는 부정자들의 양심과 행동의 변화가 있어야함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