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등 혐의로 검찰에 기소돼 불구속재판 중인 이정섭 군수의 3차 공판이 지난 8일 광주지방법원 302호 법정에서 속개됐다.

이날 공판은 담양군 하수도 공사 자재 납품과 관련, 증인들에 대한 심문이 있었으며 또 다른 사건인 이정섭 군수의 문중과 관련한 사건에 대해 심문할 예정이었다.

오전 9시30분부터 밤 7시 30분까지 진행됐던 이날 공판은 하수관거 납품 관련 증인들이 출석해 재판부 심리와 검찰 및 변호인 측의 공방이 이어졌으며, 문중 관련 사건은 하수관거 납품 사건의 심리가 길어져 다루지 못하고 다음 기일인 9월 17일로 미뤄졌다.

이날 출석한 증인 대부분은 “자신의 업무가 아니었다”, “담당자가 바뀐 이후에 진행된 일이라 모르겠다”는 등의 답변으로 일관해 재판의 장기화를 예상케 했으며 이에 따라 검찰과 재판부는 업무에 관해 인지하고 있는 증인들을 다시 부르기로 했다.

이어 뇌물을 건넨 업자 측 증인마저 “검찰에서의 진술이 당황한 중에 한 진술이어서 잘 모르겠다”는 등의 진술로 일관해 검찰은 또 다른 카드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검찰은 “3차례의 심문조서 작성에도 불구하고 법정에서의 진술번복을 우려해 진술에 관한 영상녹화를 해두었다”며 입증관련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하기로 하며 기소유지에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이날 공판에서는 사건 관련자들의 통화가 감청돼 녹취록이 증거물로 제출됐다. 이는 검찰 측이 이번 사건에 관해 첩보를 입수하고 영장을 받아 미리 통화를 감청한 것으로 풀이되며 사건에 관한 중요통화가 모두 녹취돼 재판정에서 증인심문을 통해 공개됐다.

사건 관련자들이 통화한 내용이 낱낱이 공개되자 법정은 술렁이기 시작했으며, 녹취된 감청내용은 사건에 관한 중요한 입증부분을 드러내고 있었다.

재판부가 검찰 및 변호인 측과 다음 공판 날짜를 협의하던 중 “이렇게 되면 심리가 한 주 더 늦춰지겠다”라는 언급을 남겨 심리를 9월 중 마치려했던 것으로 예상되나 증인들의 잇단 진술번복과 20여명에 달한 증인에 대한 심리로 재판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사건의 1심 판결은 일단 10월 중순 경까지 늦춰질 것으로 예상돼 10월 보궐선거 가능성은 없게 됐으나, 재판부의 의지가 ‘조속한 마무리’인 것으로 가늠돼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실정이다./ 서영준 記者